홍콩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채화(리칭)는 별거 중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를 다시 잇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한국에서 채화는 한 여자고등학교의 영어선생으로 부임하며 그곳의 미술 교사인 호철(신성일)과 사랑에 빠진다. 또 채화는 제자인 은옥(안인숙)이 자신의 이복동생인 것을 알고 잘 대해준다. 한편 채화를 자기 가족의 행복을 깨려고 온 사람으로 오해한 은옥은 채화와 호철의 관계를 훼방 놓으려 한다. 그러나 채화의 진심을 뒤늦게 알게 된 은옥은 채화를 언니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결국 채화의 어머니는 송욱에 대한 미련을 접고 홍콩으로 떠나고, 채화는 한국에 남아 호철과의 사랑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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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채화가 한국을 알아가는 과정과 말괄량이 여고생 은옥이 채화를 통해 성장하는 두 가지 플롯이 함께 엮여있다. 이를 통해 뚜렷한 주제를 드러내기보다는 이 과정들의 교직 속에서 흥미를 도출해 내는 작품이다. 반은 한국인이지만 채화에게 한국은 새로운 공간이다. 이방인으로서 그녀가 한국을 경험하고 익숙해지는 과정을 아버지, 동료교사, 이복동생과의 진통을 통해 엮어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그녀는 한국 사람으로 정착하게 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채화를 호철과 맺어줌으로써 그녀를 한국인으로 받아들인다.
감상포인트
이 작품은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까지 ‘아시아의 천사’로 군림했던 리칭이 주연을 맡아 열연한 한홍합작 영화다. <스잔나>를 통해서도 한국에서 인기를 모은 리칭은, 이 작품에서는 명민하면서도 우아한 여선생으로 등장해서 주목을 끈다. <별들의 고향>의 ‘경아’ 신드롬의 주역인 안인숙이 신성일을 두고 리칭과 벌이는 연기 대결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라 할 수 있다. 또한 까칠한 노처녀 기숙사 사감 역을 소화해 낸 도금봉의 연기 역시 이 영화의 흥미를 더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