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기엔 너무 좋은 날씨 아니유, 형?
삼류 나이트 클럽에서 색소폰을 불며 생계를 이어가는 악사 한은 생활고 때문에 색소폰을 전당포에 맡기게 된다. 따분한 협객 생활을 참다 못한 문은 보스를 배신하고 총기류를 훔쳐와 한에게 은행을 털자고 제안한다. 한편 수녀를 꿈꾸었던 마리아는 미혼모로 아이를 낳고 그 아이 마저 잃어버린다. 어느 날 카페에서 총을 들고 난입한 한과 문을 보고 마리아는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두 사람과 뜻을 합쳐 세상을 향해 총구를 겨누게 된다.-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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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해가 꾸는 꿈'이란 실험적인 영화를 데뷔작으로 선보였던 영화평론more
가 겸 감독 박찬욱의 두번째 영화. 로드 무비와 코미디, 액션극이란 관습적인 틀을 통해 가족의 해체와 90년대 한국의 비관적인 사회상을 얘기한다. 우스우면서도 심각하고 진지해지다 한없이 가벼워지는 괴팍한 영화적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박카스' 광고를 패러디한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목. 그러나 영화의 주제와 관련해 정작 신랄해져야 할 대목에서 칼날이 무뎌지는 충무로 영화의 한계를 보여주며 세 주연배우의 판에 박힌 연기는 영화를 간혹 지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