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상에서 시작된 마법같은 사랑
귀신이 나오는 한국형 판타지. 진채별은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으로 자살한다. ‘자살한 귀신들의 모임’ 자귀모의 브로커는 채별을 이 모임으로 끌어들인다. 자귀모의 칸토라테스와 백지장은 신입회원 채별에게 상반된 충고를 한다. 이광훈 감독, 이성재, 김희선, 차승원, 유혜정 출연, 시네마서비스 제작·배급, 상영시간 91분<구미호> <은행나무침대>의 맥을 잇는 판타지 로맨스. 시네마서비스의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작가 홍주리의 각본이 영화로 완성되기까지 3년이 걸렸다. 약 80회에 이르는 촬영, CG분량만 20여분에 이르고 제작비도 25억원으로 <쉬리>나 <유령> 못지 않다. "자살한 귀신들의 모임"의 줄임말인 <자귀모>는 애인에게 버림받고 엉겁결에 죽은 여자 채별이 자귀모에 가입하면서 겪는 우여곡절을 그리고 있다. 영혼의 치료사로 등장하는 철학적인 귀신 칸토라테스, 성폭행 뒤 자살해 얼굴이 하얗게 변한 귀신 백지장, 뚱뚱한 몸매를 슬퍼하며 자살한 다이어티, 자귀모 가입을 권유하는 영업귀신, 영업귀신들의 천적인 저승사자 등 다종다기한 귀신들이 나온다. 김희선, 이성재, 차승원, 유혜정, 장진영, 김시원, 이영자, 명계남, 박광정, 정원중, 장세진 등 낯익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배우의 스펙터클"도 큰 볼거리. CG는 <은행나무침대>로 인정받은 DGFX의 박관우씨가 맡았다. <사랑과 영혼> <은행나무침대>에서 익히 보아왔듯, 귀신의 반투명한 형상이 사람과 벽을 뚫고 지나가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자극을 받으면 머리와 손톱이 자란다든지 몸이 줄어든다든지 하는 식으로 변신하는 귀신들의 모습도 CG로 만들어낸다. 감독은 <닥터봉> <패자부활전>의 이광훈. 전작 2편이 남녀주인공이 끌고가는 아기자기한 로맨틱코미디였던 데 비해 <자귀모>는 스케일이 훨씬 커졌다. <퇴마록>의 박현철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았고 시네마서비스에서 제작, 배급한다. [씨네21 206호, 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