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집념의 소유자인 강력계 반장 해리건. 그는 시내의 마약조직인 콜롬비아파와 자메이카파의 싸움을 종식시키려고 총격전 현장에 뛰어든다. 사건을 수습한 뒤 마약조직의 아지트에 들어간 해리건은 인간의 힘으로선 도저히 불가능한, 현장의 처참함에 놀란다. 해리건은 사건에서 손떼고 연방마약 단속반에 넘기라는 명령을 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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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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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터'는 '다이하드'의 존 맥티어난 감독에 의해 1편이 만들어졌고, 흥행에 힘입어 2편이 제작되었다. 감독은 스티븐 홉킨스다. 영화가 만들 어진 90년대에서 머지않은 1997년의 LA를 배경으로, 다분히 SF의 관습과 특징들을 빌려와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전작에 비해 더 복잡한 의 미를 갖도록 만들어졌다. 영화는 시작부터 전편과 많이 다르다. 영화가 시작되면 숲에서 도시로 옮겨가는 카메라의 움직임이 보이고, 이어서 프레데터의 적외선 시점으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 도시의 모습이 펼쳐진다. 자메이카의 마약범들이 경 찰과 대치한 상황. 시점은 방송을 보도하는 카메라의 눈으로 뒤바뀌고, 이를 해결하는 흑인 형사 반장이 등장한다. 전편에 주인공은 근육질의 아널드 슈워제네거였던 데 반해 흑인 형사는 다소 신경질적인 인물이다. 영화는 계속해서 괴물과 사람의 시점을 오가면서 어지러운 미래의 LA를 보여준다. 물론 1997년은 지금의 우리로서는 지나간 시점이지만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머지않은 미래의 연대기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 작 품은 할리우드영화 공식 내에 존재하면서도 많은 요소들이 뒤집혀 있다. 우선 주인공은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뀌었고, 배경 역시 전작의 밀림에서 도시의 한복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97년의 LA는 밀림을 방불케 한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말대로 이곳은 전쟁터이며, 그것도 하위 문화적 특징이 판치는 전쟁터라는 사실이다. 전편에 비해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프레데터의 모습은 인디언의 캐릭터를 닮아 있으며, 마약범들은 자메이카 부두교도들이며, 주인공이 프레데터를 감지하는 것은 특수장비 덕택이 아니라 일종의 기와 같은 자신의 예감 덕분이다. 이 영화 속에서 프레데터는 "사냥꾼"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분히 신비 적인 색채를 띠는 존재로 해석되는데 이는 전편의 정치성과 대비되는 성향이다. 특히 "동방으로"(eastern)라는 간판 아래서 인디언 창과 같은 무기를 들고 벼락에 몸을 충전하는 모습은 미국 내의 오리엔탈리즘적인 성향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프레데터는 선악이 모호한 존 재이며, 대학살의 모습은 묵시론적이다. 전편의 프레데터가 모호한 권력 을 상징했던 반면 이제 프레데터는 외계의 괴물이며, 동양적이고, 민간인까지 제거하는 혼돈자체로 묘사되는 것이다. 최후에 프레데터와 싸움을 벌이는 장소 역시 고대 예배소와 같은 곳이다. 프레데터와 흑인 형사는 마치 고대 인디언들처럼 단검을 들고 싸운다. 괴물이 제거되었을 때 다시 수많은 프레데터가 출현하지만 그들은 주인공을새로운 사냥꾼으로 인정하고 물러간다. 다소 황당하게 보이는 결말은 이 영화가 미국의 도시 공간을 잡종성과 혼돈의 상황으로 놓고 있음을 분명 하게 하는 것이다. 비록 '다이하드'의 존 맥티어난이 만든 전편에 비해 세련미는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의도나 품고 있는 의미의 영역들은 훨씬 더 다양하다. 그러므로 하위 문화적 특성을 담뿍 담고 있는 '프레데터2' 가 흥행에 성공을 거둘 리가 없다. 단지, 몇몇 관객들에게는 몇번이고 다시 읽게끔 만드는 매력이 될 뿐.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