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찾아 올…
보물섬감독: 김성호
해방과 함께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 가셨던 할아버지께서 남겨주신 보물을 찾으러 한국 땅을 밟은 주인공. 그녀는 일본인 친구와 함께 보물이 묻혀 있다는 제주도로 향한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한국인들과 예기치 않게 부딪히는 두 사람은, 동네 불량배에게 봉변을 당할 위기에까지 처한다. 친구가 자신이 재일교포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둘은 위기를 넘기지만, 비밀을 숨겨 왔다는 이유로 둘은 다툰다. 혼자 남겨진 주인공은 할아버지의 보물을 찾는데 그건 할머니께서 한국인이셨다는 비밀을 알려주는 유물이었다. 다시 재회한 두 친구는 서로 화해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일본으로 돌아간다.
엄마 찾아 삼만 리
감독: 김종관
노트북 사기 판매로 돈을 모으려는 종환. 일본에 돈 벌러 가신 엄마를 만나기 위한 여비를 모으려는 것이다. 종환의 아버지 길남은 길거리 가판대에서 테이프를 팔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종환은 집에서나 학교에선 사고뭉치이지만, 엄마를 만나고 싶은 애절한 마음에 친구 영수와 함께 위험한 사기 판매를 이어가면서 결국 위조 여권까지 취득하고 일본행을 눈앞에 둔다. 하지만 부푼 마음에 밤길을 배회하던 그는 자신에게 사기를 당했던 남자를 맞닥뜨리게 되는데...
공항남녀
감독: 민동현
출장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려던 히데노리는, 비행기를 놓칠세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거침없이 뛰기 시작한다. 그러다 공항 면세점에서 일하는 고니와 부딪히게 되면서 간발의 차로 비행기를 놓친다. 다음 날 새벽에야 다음 비행기를 타게 된 히데노리. 공항에 갇힌 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다 일본인이란 사실에 격분한 사람들과 시비가 붙는다. 평소 공황장애를 갖고 있던 그는 당황하여 기절하고 이 광경을 목격한 고니를 다시 만나 도움을 받는다. 두 사람은 여러 소동을 겪으며 마음의 문을 열고 재회를 기약하며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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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하루 <보물섬>more
제주도, 푸른 빛 청춘들의 판타지 로드무비 - 현재 일본을 살아가는 청춘 세대들의 눈부신 하루
할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그가 일제시대 당시 숨겨놓았다는 보물을 찾아 제주도 여행길에 오른 두 일본인 소녀 미에와 에이코. 두 소녀의 우정을 통해 역사의 무게에 짓눌렸던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음과 동시에 진정한 화해로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보물섬>은 그 제목에 걸맞게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모두 촬영되었다.
제주도
역사적으로 많은 재일교포의 고향인 제주도. 더군다나 한림이라는 곳은 재일교포 뿐만 아니라 4.3 항쟁 등 한국역사 속에서 많은 고통을 당한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해 1월 재일교포 다큐멘터리 감독 양영희의 ‘안녕 평양’이라는 작품의 촬영감독 자격으로 처음 제주도를 찾았던 김성호 감독은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물섬>의 공간적 배경을 결정했다. 제주도를 고향으로 한 재일교포라는 설정은 결과적으로 캐릭터를 좀 더 설득력 있고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었고, 반면 어두운 역사적 배경과는 너무도 다른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보물을 찾아 떠나는 소녀들’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에 나름의 환상을 보태 주었다.
소녀와 소녀
재일교포임을 속이는 한 소녀와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섞여있음을 알게 되는 또 한명의 소녀. 실제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재일교포 3세대들의 모습을 토대로 한 <보물섬>은 결국 그들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재일교포 3세로서의 정체성 고민이 십대 소녀들만이 가질 수 있는 예민한 감수성과 합쳐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되어버리는 일련의 과정들이 두 소녀의 로드무비 형식을 통해 아름답게 살아났다.
두번째 하루 <엄마찾아 삼만리>
도쿄, 붉은 빛 청춘들의 불온한 성장영화 - 한국을 살아가는 청춘 세대들의 눈부신 하루
두 십대 한국 소년의 성장통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두번째 에피소드 <엄마찾아 삼만리>. ‘광복’과 ‘한일관계’ 속에 놓인 현재의 청춘 세대들은 한일관계나 광복의 역사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떤 세대간의 고민을 안고 사는 이들이라 생각했다는 감독. 이에 감독은 단지 어렸을 때 헤어진 엄마가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쿄를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십대 소년 종환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현재 한국을 살고 있는 청춘 세대들의 반항적인 성장영화를 완성했다.
도쿄
종환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만으로도 충분히 도쿄를 동경하는 한국의 십대 소년이다. 그러나 도쿄에 있다는 종환의 엄마는 영화가 끝날 때 까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뿐더러 실체하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영화의 끝에서 종환은 실제로 일본에 갔을 수도 있으며, 그저 판타지일 수도 있고, 일본에 갔다 하더라도 그곳에 엄마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곳에서부터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수도 있다. 두번째 에피소드 <엄마 찾아 삼만리>는 한일 양국의 청춘 세대가 서로에 대해 품고 있는 풀리지 않는 고민을 확실한 끝을 알 수 없는 한 소년의 성장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소년과 소년
서울과 도쿄의 거리를 떠도는 소년들. 그리고 거리의 보이지 않는 시선 속에 노출된 소년들의 모습. 세상을 보는 수많은 시점 중에 무표정한 소년들의 얼굴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다는 감독은 카메라를 바라보는 소년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 등, 조금은 긴 호흡의 장면들을 간간이 배치했다. 이것은 그러한 장면들이 주는 진공의 느낌이 소년기가 겪는 아련한 정서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인공 소년의 무덤덤한 표정이 지켜보는 이의 가슴 한구석을 아련하게 울린다.
세번째 하루 <공항남녀>
서울, 하늘빛 청춘들의 귀여운 로맨스 - 현재 한국과 일본을 살아가는 청춘 남녀의 눈부신 하루
<눈부신 하루>의 세 작품 중에서 가장 밝고 경쾌한 리듬의 에피소드 <공항남녀>는 하루라는 시간, 공항이란 경계에 놓인 한국인 여자 ‘오고니’와 일본인 남자 ‘이시다’ 가 선보이는 작은 로맨스를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을 개인 간의 화해를 통해 풀어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서울의 공항
광복을 한지 어느새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과거는 청산되지 못했고, 여전히 두 나라 사람들은 서로 넘을 수 없는 벽을 그대로 마음 속에 두고 있는 한국과 일본. 그런 관계를 바라보며 “우린 왜 아직 서로 화해하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감독은 결국 서로 제대로 된 대화를 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나름의 결론에 이르렀고, 그런 생각이 마지막 에피소드 <공항남녀>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공항이 가지는 중립적 성격이 ‘화해’를 말하기 좋은 곳이라는 판단으로 공간적 배경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설정하고, 그곳에서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한국인 여자 ‘오고니’와 일본인 남자 ‘이시다’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진정한 화해를 시도한다.
한국인 여자와 일본인 남자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해 공항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는 한국인 여자 ‘오고니’와 일본인 남자 ‘이시다’. 두 사람은 서로가 알아듣던 말던 각자의 모국어로 대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다른 언어 속에 담긴 진심의 힘은 이상하리만치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끌어갈 수 있게 해준다. 감독은 이러한 상황 설정을 통해 대화의 기본조차 되어있지 않은 한국과 일본의 현재 상황, 그리고 대화는 말이 통하는 것보다 마음이 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믿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시간을 보내는 두 한일 청춘의 작은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