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중심을 의미하는 공장의 용광로에서 한 조각의 작은 불꽃이 튀어나온다. 딱정벌레가 끝없이 주위를 맴도는 그 불 속에 한 여자가 있다. 우주적 에너지의 중심인 그 불 속, 여자의 방은 곧 여자의 자궁이고 공장의 용광로다. 여자는 자신의 불 주변을 맴도는 딱정벌레를 보게 된다. 작은 정충인 딱정벌레의 죽음을 통해, 공장노동자의 노동을 통해, 여자는 자신의 아기를 낳고 용광로의 쇳덩이를 쏟아낸다. 이때 비로소 여자는 직접 자신의 자궁 밖으로, 즉 형상의 우주에로 나아간다. 우리의 현실 세상을 채운 상품들은 바로 이 여자의 화신들이고, 남자 혹은 딱정벌레는 죽음 또는 근원적인 불의 전설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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