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짜리 서민 아파트에 오래 전부터 비어있는 집이 있다. 30대 중반의 비슷한 나이 또래인 여자 1과 여자 2는 하루의 어느 시간 동안을 빈집에서 홀로 지낸다. 빈집의 맞은편 집에 살고 있는 여자 1은 출산 후 우울증에 시달리며 혼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등 자신의 은신처이자안식처로 빈집을 이용한다. 과거의 어떤 상처로 인해 정신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여자 2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길에서 지내다 주로잠을 자는 휴식처로 빈집을 이용하곤 한다.
여자 1과 여자 2는 각자 하루의 어느 시간만을 빈집에서 홀로 지내게 되는데 서로 부딪히는 일이 없이 자신만의 독립적인 공간과 시간을 빈집에서 누린다. 하지만 두 사람이 빈집을 드나드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서로가 남긴 여러 가지의 흔적들로 인해 둘은 상대의 존재감을 조금씩 인식하게 된다. 여자 1은 여자 2가 남긴 흔적들을 제거해 나가면서 빈집에 대한 집착을 떨쳐 버리지 못한 채 점점 심리적으로 불안해져가는 반면, 여자 2는 여자 1이 남긴 흔적들을 발견하면서부터 서서히 평온감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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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1과 여자 2는 각자 하루의 어느 시간만을 빈집에서 홀로 지내게 되는데 서로 부딪히는 일이 없이 자신만의 독립적인 공간과 시간을 빈집에서 누린다. 하지만 두 사람이 빈집을 드나드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서로가 남긴 여러 가지의 흔적들로 인해 둘은 상대의 존재감을 조금씩 인식하게 된다. 여자 1은 여자 2가 남긴 흔적들을 제거해 나가면서 빈집에 대한 집착을 떨쳐 버리지 못한 채 점점 심리적으로 불안해져가는 반면, 여자 2는 여자 1이 남긴 흔적들을 발견하면서부터 서서히 평온감을 찾아간다.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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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빈집'이라는 공간에서 각자 다르게 살아가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두 사람은 비슷한 나이 또래이지만 살아 온 경험이나 현재 살아가는 방식이 무척 다르고 그래서 각자 빈집을 드나드는 시간이나 빈집을 이용하는 기능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 인물 모두 빈집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집'에 대한 갈망이다.more
어느 누구의 소유물도 아닌 '빈집'이라는 자기 밖의 공간에서 두 인물은 자기 나름대로의 위안과 평화를 찾기도 하고 때로는 아픔의 흔적을 드러내기도 하며 서로 다른 자기만의 '집'을 꿈꾼다. 그러나 두 인물에게 있어서 '빈집'은 그야말로 '빈집'일 뿐이며 한시적으로 스쳐 가는 공간과 시간일 뿐이다. '집을 그리워하는 욕망'과 '집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두 인물에게 있어서 '집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은 각자의 흘러간 시간이면서 현재의 시간까지 버티고 있는 '집'과 연관된 각자의 상흔이다.
영화 <집>은 '빈집'이라는 다소 낯선 공간 속에서 대비되지만 동질적인 두 인물의 상황과 심리를 통하여 '집'이 갖는 존재감과 '집'의 성질을 침착하게 관찰하고자 하는 영화이다.
'집'은 사람이 사는 물리적인 공간이자 인간의 생활방식이나 의식을 다스리는 철학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집'은 인간관계 형성의 가장 근원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동시에 인간관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수많은 질곡을 생산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집'은 인간의 의식과 무관하게 '본래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의식주만을 해결하는 공간도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꿈꾸며 '집 안'으로서의 '집'의 개념에 기대어 왔다. 이 영화에서는 '집'에 대한 또 하나의 의미와 시각으로 '집 안 팎'으로서의 '집'을 꿈꾸기를 기대하며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집'의 의미를 탈색시키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