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태어난 메리는 바쁜 부모의 무관심 속에 유모의 보호를 받으며 울지 않는 아이로 자란다. 열살 때 지진으로 부모를 잃고 영국에 있는 쌍둥이 이모집으로 온 메리, 그러나 이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이모부 크레이븐 경 또한 굽은 등에 대한 자괴감과 아내를 일찍 잃은 슬픔에 젖어 메리를 챙겨주지 못한다. 메리는 방이 수백개도 넘는 대저택에서 여집사 메드록 부인의 냉대를 받으며 친구도 없이 외롭게 지낸다. 그러다 마음씨 착한 어린 하녀 마사의 동생 디콘도 만나고 비밀의 화원도 발견한 뒤부터 메리와 디콘, 그리고 메리의 사촌동생은 그들만의 공간에서 꽃을 가꾸는 재미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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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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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시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프랜시스 호손 버넷의 어린이명작 소설을 폴란드 출신의 여성 감독이 환상적인 기법으로 극화한 가족영화.more
지난 49년 프레드 윌콕스 감독이 처음 극화한 흑백본을 비롯해 텔레비전 영화와 브로드웨이 뮤지컬 등으로 제작돼 꾸준히 인기를 끌기도 했다. 클래식하면서도 화성이 아름다운 음악은 역시 폴란드 출신인 즈비그뉴 프라이즈너가 작곡했다. 그는 같은 감독이 만든 <유로파 유로파> <올리비에 올리비에> 등의 작품에서도 음악을 맡았고,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세가지 색-블루> 시리즈의 섬세한 음악도 그의 솜씨다. <올리비에 올리비에>의 아그네츠카 홀랜드가 감독하고, 프랜시스 코폴라가 제작을 맡았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었지만, 유럽배우 유럽출신의 제작진이 포진한 만큼, 고전적이고 품격있는 원작의 맛이 살아있다. 특히 코엔 형제와 작업을 많이 하는 로저 디킨스의 촬영술에 힘입은 화면은 고아가 된 소녀의 비뚤어진 마음과 다리를 다친 소년이 발견한 비밀의 화원, 바로 자연이 가지고 있는 본원의 치유력을 아름답게 형상화하고 있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