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그거 꼭 해야 해?
대학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지 10년, 룸메이트이자 연인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민과 철. 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그들에게 ‘언제 결혼할거냐’,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지만, 그럴 때마다 ‘도대체 결혼은 왜 하는거냐’고 되묻곤 했었다. 이대로 함께여도 충분히 행복한 생활. 법과 제도, 다른 관계들 속에 억지로 포함되고 싶지 않았다. 이따금씩 아이와 함께인 삶을 상상해보기도 했지만, 그저 상상일 뿐이었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여자와 시간강사로 뛰어다니는 남자에게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었다. 그렇다! 두 개의 붉고 진한 선을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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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지 10년, 룸메이트이자 연인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민과 철. 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그들에게 ‘언제 결혼할거냐’,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지만, 그럴 때마다 ‘도대체 결혼은 왜 하는거냐’고 되묻곤 했었다. 이대로 함께여도 충분히 행복한 생활. 법과 제도, 다른 관계들 속에 억지로 포함되고 싶지 않았다. 이따금씩 아이와 함께인 삶을 상상해보기도 했지만, 그저 상상일 뿐이었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여자와 시간강사로 뛰어다니는 남자에게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었다. 그렇다! 두 개의 붉고 진한 선을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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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결혼’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임신과 출산을 통해 비혼커플이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겪는 갈등과 고민을 담은 다큐멘터리. 결혼의 바깥에서 연애를 하고 동거를 하고 아이를 가져 출산을 한 감독의 경험담을 통해 결혼과 결혼제도에 대한 무수한 물음과 해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more
긴 연애 끝에 동거를 하던 지민과 철. 준비 없이 찾아온 임신테스터의 두 줄로 그들의 고민은 시작된다. 아이를 낳을 것인지, 아이를 낳는다면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인지, 결혼을 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 지 모든 것이 고민스럽다. 다니던 성당에서는 ‘간음죄’를 짓지 말라며 결혼할 것을 요구하고, 결혼적령기에 있는 친구들은 모여서 결혼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결혼이라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정말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네덜란드 친구는 동거를 하다 비교적 자유로운 결혼을 한다.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적고 사회적인 보호망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노동운동을 하던 지민의 부모는 이혼을 했다. 아빠의 감옥생활로 두 아이를 책임지며 체력과 정신력이 바닥난 엄마는 결혼제도가 사랑하는 마음마저 파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되신 아버지와 장애를 가진 동생이 있는 철은 지민의 가족들에게 인사를 다니며 괜한 자괴감에 시달린다. 두 사람이 연애를 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가족으로 관계가 확장되면서 정작 개인들을 초라하게 만들어버린다. 임신과 출산은 지민과 철의 모든 관계를 그렇게 뒤흔들고 새로운 관계로 나가기 위한 질문과 고민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