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옮겨진 또 한 편의 셰익스피어 연극이 이 가을에 한국 관객을 찾는다. 영국 감독 트레버 넌이 95년 연출한 [십이야]다. [십이야]는 쌍둥이 남매를 등장시켜 사랑과 오해를 시적인 대사로 실어낸 희극이다
서로 닮은 쌍둥이 바이올라와 세바스찬은 배가 전복되는 바람에 파도에 휩쓸린다. 해변으로 떠밀려온 바이올라는 세바스찬이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슬픔에 잠긴다. 바이올라가 당도한 곳은 일라리아라는 조그만 공국. 그 곳의 젊은 주인 올시노공작은 백작의 딸 올리비아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버지와 오빠를 잃어 상심한 올리비아는 7년 동안 아무의 구애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올시노 공작에게 한눈에 반한 바이올라는 남장을 하고 그의 수하에 들어가 올리비아에게 공작의 마음을 전하는 전령이 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올리비아는 바이올라를 남자로 착각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트레버 넌 감독은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출가 출신이다. 그는 16세기께인 원작의 시대 배경을 19세기로 옮긴 이 영화를 유려하고 격조 있는 정통 희극으로 빚어냈다. 올리비아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 [조지왕의 광기]의 나이젤 호손 등 명배우들의 호연도 볼 만하다. 고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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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닮은 쌍둥이 바이올라와 세바스찬은 배가 전복되는 바람에 파도에 휩쓸린다. 해변으로 떠밀려온 바이올라는 세바스찬이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슬픔에 잠긴다. 바이올라가 당도한 곳은 일라리아라는 조그만 공국. 그 곳의 젊은 주인 올시노공작은 백작의 딸 올리비아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버지와 오빠를 잃어 상심한 올리비아는 7년 동안 아무의 구애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올시노 공작에게 한눈에 반한 바이올라는 남장을 하고 그의 수하에 들어가 올리비아에게 공작의 마음을 전하는 전령이 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올리비아는 바이올라를 남자로 착각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트레버 넌 감독은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출가 출신이다. 그는 16세기께인 원작의 시대 배경을 19세기로 옮긴 이 영화를 유려하고 격조 있는 정통 희극으로 빚어냈다. 올리비아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 [조지왕의 광기]의 나이젤 호손 등 명배우들의 호연도 볼 만하다. 고명섭 기자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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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아카데미를 휩쓴 덕분에, 오래 전 개봉됐지만 출시가 미뤄졌던 또다른 셰익스피어의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감칠맛나는 할리우드 버전은 아니지만 묵직하면서도 원작에 충실한 영국식 버전을 보는 묘미가 괜찮다. 특히 [십이야]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극으로 상황 전개가 흥미롭다. 일란성 쌍둥이 바이올라와 세바스찬 남매는 풍랑을 만나 서로 헤어지고 만다. 그런데 바이올라는 오빠를 잃은 슬픔으로 비통해하는 올리비아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올시노 공작의 수하에 남장하고 들어가 올리비아를 설득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남장 여자인 바이올라에게 올리비아가 반하고 만다. [씨네21 196호]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