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제임스 박 박사가 세계원자력세미나 참석차 동경에 방문했다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이들에게 납치당한다. 이에 한국 측 정보기관에서는 첩보원 HS-7호(남궁원)에게 이 사건을 담당케 하고, 이에 ‘강’이라는 이름으로 홍콩에서 활동 중이던 HS-7호가 동경으로 온다. 그는 이 사건이 일본 암흑가의 이케다(이대엽) 일파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그들 조직에 접근한다. 조직의 보스(허장강)는 강의 정체를 의심하여 기미코(남정임)에게 그를 감시케 하고, 수차례의 임무로 그를 테스트한다. 태연하게 도박사 행세를 하던 강은 이케다 조직이 중공과 연관된 왕태산(최성호) 일파와 접선할 예정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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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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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 즉 72년 미-중수교 이전까지의 시기를 반영하는 초국적 첩보영화이다. 이 영화에서도 경계의 대상은 당시 ‘중공’으로 불리던 중국이며, 그들에게 핵기술을 팔아넘기려는 일본과 홍콩의 조직폭력단이 나온다. 주인공 강일룡은 “발길 머무는 곳이 내 조국이지”라는 대사에서 볼 수 있듯이 무국적 첩보원의 낭만적 이미지로 형상화되지만, 실은 한국군 장교로서 투철한 애국주의로 무장한 인물이다.more
큰 주제는 묻어두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첩보영화의 관습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일본인 팜므 파탈이 여럿 등장하지만 그 여성들이 모두 한국인 주인공을 흠모하게 된다는 설정은 이 영화의 주된 소비층이었을 남성 관객들을 염두에 둔 것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