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테스 "오학자"는 남성 불신의 철학을 지녔고 남성에게서 진정한 애정을 얻어 볼 수 없었다. 그러한 여자일수록 겉으로는 불신을 위장하고 절실한 애정을 목말라 한다. 그런 그녀가 "지석우"라는 청년에게 진실을 얻고자 할때는 정작 배신을 당한다. "석우"가 외국으로 갈 때 그녀의 유일한 육체를 담보로 약속을 한다. 돌아오지 않은 석우에게 절망을 느끼고 죽을 작정으로 "석우"와의 추억이 서린 곳을 죽음터로 결정한다. 그녀는 자살함으로서 애정의 승부를 승리로 이끌려 함이었다. 그러나 추억의 장소에 한쌍의 연인이 죽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서울로 돌아와 그 산속에서 배회하다 만났던 청년과 새로운 가식의 세계가 또 하나 "오학자"의 과오로 여겨지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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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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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안개>와 <사격장의 아이들> 그리고 <까치소리> 등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당시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 가는 감독이 된 김수용 감독은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영화의 스토리보다는 편집과 음향, 촬영 등 영화의 표현 요소를 영화 전면에 내세우는 실험을 하게 되는데, 그 결과 태어난 작품이 바로 이 영화 <웃음소리>다.more
<웃음소리>는 <광장>의 작가인 최인훈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원작 소설이 가진 독특함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당시로서는 보기 힘든 소재와 형식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뚜렷하고 일정한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대신 주인공 오학자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데, 그 역시 일정한 흐름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과거에 대한 회상과 현재, 그리고 또 상상이 아무런 예고 없이 스크린에 교차됨으로써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특히 김수용 감독은 주인공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드러내기 위해 영화 전반에 기묘한 사운드를 깔고 대사를 절제하는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
문희, 윤정희와 함께 트로이카 여배우로 1960년대 영화계를 주름 잡던 남정임이 주연을 맡아 원숙한 연기를 펼쳐 보이는데, 남정임은 이 작품을 끝으로 영화계를 떠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