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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었던 사나이

A Man Who was Superman

2007 한국 전체 관람가

드라마 상영시간 : 102분

개봉일 : 2008-01-30 누적관객 : 550,284명

감독 : 정윤철

출연 : 황정민(슈퍼맨) 전지현(송수정) more

  • 씨네215.50
  • 네티즌6.34

모두가 미쳤다고 비웃던 남자,
그가 당신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나는 오늘 하늘을 나는 세가지를 보았다
비행기, 새... 그리고 슈퍼맨!


알록달록 이상한 인간이 나타났다
3년째 방송프로덕션에서 신파 ‘휴먼다큐’를 찍고 있는 송수정 PD.
억지 눈물과 감동으로 동정심에 호소하는 프로그램에
신물이 난 그녀는 차라리 ‘동정심 없는 아프리카 사자’를 찍겠다며
밀린 월급 대신 회사 카메라를 챙겨 나온다.
그러나, 난데없이 아프리카 촬영은 취소가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메라까지 날치기 당한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하와이언 셔츠의 남자가
도둑을 쫓아 카메라를 되찾아준다.
그는 악당이 머리 속에 넣은 크립토나이트 때문에
현재는 초능력을 쓸 수 없다는,
자칭 슈퍼맨이라고 주장하는 사나이.

“약해 약해. 이 정도론 못 터져! 뭔가를 보여주자구 슈퍼맨!”
슈퍼맨은 여학교 앞 바바리맨 혼내주기,
잃어버린 개 찾아주기 등 하찮고 사소한 선행에 열중하는가 하면,
북극이 녹는다며 지구를 태양에서 밀어내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는 등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다.
수정은 제정신이 아닌 듯 하지만 눈길을 끄는 그를
휴먼다큐 소재로 이용하기로 하고
새로운 이야기거리에 동료들은 열광한다.
숙취에 시달리며 집에 누워있던 송피디의 눈앞에
다시 슈퍼맨이 나타난다.
슈퍼맨은 진실을 알려야 한다며
괴물이 나온다는 골목 맨홀로 수정을 데려가지만,
괴물은 커녕 하수구 냄새만 진동할 뿐이다.
수정은 그 곳에서 머리를 다친 슈퍼맨을 병원으로 데려가게 된다.
거기서, 엑스레이 사진 속 슈퍼맨의 머릿속에
진짜 무언가가 박혀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송피디는
그를 집중 취재하기로 결심하는데…

그리고, 슈퍼맨의 진짜 이야기가
냉철한 그녀의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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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43)


전문가 별점 (4명참여)

  • 5
    김혜리이야기가 곧 메시지인 영화
  • 5
    정한석믿고 싶지만, 영화-슈퍼맨의 망토는 과욕이 아니라 조화
  • 5
    이동진진심을 말할 때일수록 방식이 중요하다
  • 7
    황진미‘돈키호테’ 영화인 줄 알았더니, ‘위험사회론’ 영화일세
제작 노트
Production note

4차선 도로를 막고 1,200명 군중과 함께 외쳐라!

슈퍼맨의 임무는? 친구 지구인들을 지키는 것!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것! 영화 속 ‘환경 보호 시위대의 대규모 콘서트’ 장면에서는 휴먼감동 드라마라는 장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기록이 있다. 바로 그 현장이 전주 시내 왕복 4차선 도로를 7시간 통제하고 500여 명의 보조 출연자와 700여 명의 전주시민의 참여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전주시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이 장면은 전주시의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전주영화제 사무국, 전주영상위원회를 비롯 정부산하기관과 민간단체가 모여 만든 ‘영화지원 유관 기관 협의회’의 창립 지원작으로 선정, 전폭적인 협조를 받았다. 또한, 12월 개관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시범작으로의 결정은 두달간 영화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고공특수촬영으로 슈퍼맨, 대한민국 하늘을 날다!

역시 슈퍼맨이면 하늘을 날아야 맛이다! 초능력을 잠시 잃어, 날 수 없다고 했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슈퍼맨도 결국은 하늘을 난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헬기 업체인 ‘통일 항공’과 기무사, 수도방위사령부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진 영화 속 고공촬영은 강남 한복판 빌딩에서의 헬기착륙 장면뿐만 아니라 행주대교와 고속버스터미널, 테헤란로와 잠실 운동장까지 강남일대를 무려 4번이나 왕복하는 대규모 촬영을 시도했다. 2대의 헬기를 공중에 띄워 헬기에서 헬기를 찍는 고난이도 촬영이 진행되면서, 촬영 중 흔들림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타일러 마운트’라는 특수장비를 활용,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특수한 방식의 촬영을 한 것도 눈에 띈다. 이번 촬영에서 헬기 조종을 맡아준 기장은 <말아톤>때 정윤철 감독과의 인연으로 또 한번 호흡을 같이하게 되었다는데 크랭크업 날 진행된 이번 촬영은 함께 하늘을 날게 해주겠다던 슈퍼맨의 약속처럼 영화의 대미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황정민, 휴먼드라마 찍고 온몸에 멍든 사연!

수백번의 리허설을 통해 겨우 잡은 ‘슈퍼맨’ 캐릭터. 따로 모델이 될만한 인물이 없기에 오직 ‘나는 슈퍼맨이다’라고 믿는 순간 모든 고민은 풀렸다고 말하는 황정민. 가장 강도가 센 연기서부터 단계별로 연기의 톤을 조절해가며 슈퍼맨의 눈빛, 웃음, 손짓을 만들어 냈다. 그렇게 만들어낸 ‘슈퍼맨’은 너무나 할일이 많은 사람이어서 블록버스터 못지 않게 많은 액션씬을 소화해야했고, 공식적인 첫 와이어촬영부터 거의 매일 뛰거나 날아다니는 통에 늘 근육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고. 또한, 영하의 날씨 속에서 마치 돈키호테처럼 포크레인과 대치하며, 사람을 쓰러뜨릴 정도로 강력한 물폭탄까지 사정없이 맞아가며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어야 했던 그는 그런 혹독한 촬영을 슈퍼맨의 의상이 그저 어디서 주워온 옷 같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바램으로 정해져 버린 반팔 하와이언 셔츠만 입고서 촬영을 이겨냈다. 하지만 그 고된 현장 속에서도 긍정적이고 파워풀한 에너지로 늘 웃으며 오히려 스탭들을 격려했던 그는 촬영기간 동안 현장에서도 100% 슈퍼맨이었다. 그는 대한민국 슈퍼맨에 딱 어울리는 배우임이 분명하다.

전지현, 슈퍼맨 삼남매 결성!

누가 알았을까? 그녀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정윤철 감독과 촬영전 함께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전지현의 모습을 지켜보자면 섹시와 신비라는 키워드 뒤에 숨겨져 있던 그녀의 엉뚱하고 귀여운 모습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진짜 친오빠 같다는 정윤철 감독, 친오빠의 친구 같다는 황정민, 그리고 그녀까지! 현장에서는 그들을 ‘슈퍼맨 삼남매’라 불렀다.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이 인생의 모토이기도 한 그녀는 촬영장 구석에서 계란을 삶아먹거나 찐고구마를 가져와 스탭들과 나눠먹으며 소탈한 모습으로 건강 전도사 노릇까지 해냈다. 그런 그녀가 골초 연기를 위해 담배를 물고, 트레이드마크인 생머리를 잘라내고, 주근깨가 다 보일 정도의 쌩얼로 나타났다.
카메라를 들고 뛰며 슈퍼맨을 찍어야 하는 휴먼다큐PD 역할 때문에 촬영 내내 황정민을 따라 뛰어다녔던 전지현은, 와이어 액션이나 스테이지 다이빙 등의 장면에서도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나섰다고. 틈틈이 영화 속 캐릭터인 방송 PD다운 카메라 워킹을 위해 정윤철 감독에게 사사 받은 그녀는 이제 돌잔치 카메라 정도는 잡을 수 있는 실력까지 보유했다고 한다.

정윤철 감독의 뮤직 프로젝트.
방방 뛰던 크라잉 넛, 하늘을 날다!


고수의 세계는 통한다 했던가? 영화 명장 정윤철 감독은 영상만큼이나 음악적 감수성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좋지 아니한가>에서 언더그라운드 악동밴드 크라잉 넛과 의기투합을 한 정윤철 감독은 세번째 작품에서도 아예 그들을 스크린에 데뷔시켜 버렸다. 바로 전주 시내에서 진행된 '환경 보호 시위대의 콘서트 장면'에서 직접 연주를 맡긴 것.
"자~ 평소 노는 대로 갑시다" 라는 정윤철의 과감한(?) 연출사인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래’가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맑은 별에서 다시 만나요. 고래가 하늘로 올라가네~'라는 친환경적 가사의 '안녕 고래'가 수천명의 청중 사이로 울려 퍼졌던 것. "감독님 덕분에 내면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는 그들의 익살스런 인터뷰는 이날이 또 다른 하이라이트.

추신.
정윤철 감독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연출을 맡아 시나리오를 구상하던 시절, 우연히 본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삽입된 '임파서블 드림'을 듣게 된다. 돈키호테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슈퍼맨이라는 캐릭터의 영감을 받았던 그에게 그 곡은 천상의 계시와도 같은 음악이었다. 이미 단편작업에서 인연을 과시한 이한나 음악감독과 함께 영화에 맞게 재 편곡 작업을 거쳐 이 음악은 영화의 클라이막스마다 울려 퍼지게 된다. 새롭게 탈바꿈한 돈키호테가 아닌, ‘슈퍼맨’의 ‘임파서블 드림’. 기대해도 좋다.


INTERVIEW WITH 황정민

Q) 오래전에 캐스팅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제가 처음 이 시나리오를 받았던 게 2005년도 말이었나... <너는 내 운명>이 막 끝났을 때였어요. 그 해 여름에 태풍 나비가 강원도에 불어닥쳤죠. 그러면서 그쪽이…쑥대밭이 됐잖아요. TV를 보는데, 정말 면식도 없는 분들,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저 쪽 목포에 있는 배추장사하시는 분이 자기 트럭을 끌고 강원도까지 와서 도움을 주는 모습을 TV로 봤어요. 보면서 와 저 어렵게 사는 사람들도 누구한테 도움을 주려고 애를 쓰는데, 나는 뭐야? TV를 보고 있는데, 내가 너무 창피한 거야. 정말 창피했어요. 그나마 이 한국이라는 사회가 한 나라로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로서 그나마 잘 살 수 있는 이유는 정말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 정말 저 사람들 때문에 이 나라가, 나라답게 사는구나 라는 걸 뜨겁게, 뜨겁게 느꼈죠. 난 그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었어요. 난 저분들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 그게 영화의 시작이었죠. 그때 받은 시나리오였어요. 근데 그 내용과 이야기의 뜻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너무나 저랑 맞았고, 그렇게 시작이 된거죠.

Q) ‘슈퍼맨’ 캐릭터 설명 좀 해주세요
A) 저도 그렇고 일반 사람들은 슈퍼맨을 보면 “너 좀 미친 놈 아냐. 바보같은 미친놈” 하지만, 슈퍼맨이 우리를 봤을 때는 대단히 불쌍한 지구인이라고 생각 하죠. 그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북극이 녹고 있고, 그것은 곧 슈퍼맨 집이 북극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화가 나 있어요. 그래서 열심히 지키려고 하고 이 모든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 불편해 하는 것들을 안 불편해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죠. 쓰레기 분리수거 하지 않는 사람에게 직접 얘기하고, 담배 꽁초 줍고, 무거운 짐 들어주고. 그러니까 이런 일들이 대단히 단순한 거잖아요. 하지만 이번 작업 하면서 절대로 이게 단순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이 단순한 거부터 바뀌어야만 미래가 바뀐다구요. 슈퍼맨은 그걸 얘기하고 싶은 거에요.

Q) 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하우랄까?
A) 그걸 끌어올리기 위해서 촬영전에 감독님하고 많은 리딩을 했어요. 감독님이 직접 찍으셨죠. 둘이 한 번 갈 때까지 가보자. 정말 미친 연기를 해보자. 마치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아마 테이프가 있을 거예요. 정말 웃겨요. 아무튼,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끝까지... 모든 오버란 오버는 다 해본 다음에... 해 보니까, 더 이상 올라갈 때가 없으니까 조금씩 조금씩 정리가 되더군요. 그 중에 좋은 것들은... 너무 괜찮은 시선이고, 너무 좋은 느낌이니까.. 이걸로 전체적으로 그래프를 가지고 가져가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죠. 끝까지 가보는 게 저한텐 중요했던 거 같아요. 끝까지 안 가봤으면 아마 이런 느낌을 못 가졌겠지.

Q) 제일 중요한 건 ‘나는 슈퍼맨이다’ 인거죠?
A) 그거는... 그거는 이 대본, 예전에 받았던 대본 때부터 믿고 왔던, 내 스스로 믿고 왔던, 내 마음 한 구석에 조금이지만 믿고 왔던 제일 큰 핵심적인 부분이에요. “나는 슈퍼맨이다!”가 아니라 “나는 슈퍼맨이다?‘ 로 시작해서…점점”나는 슈퍼맨이다!“가 되는 거죠.

Q) 영화에서 슈퍼맨이 느껴야 될 무게가 무거울 거 같다
A) 그렇죠. 무게가 분명히 느끼죠. 느껴지죠. 제목에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고, 하지만 그 무게는 나 혼자 절대로 짊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하고, 우리 수정 역할 맡은 지현이랑 같이 지고 싶었어요. 우리가 딱 만났을 때, 아주 말 못할 큰~ 에너지가 보였을 때, 관객들이 받는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건 분명히 믿고 있어요. 사실 슈퍼맨이라는 캐릭터가 좀 튀어 올라와 있기 때문에, 그걸 누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수정이죠. 그래서, 수정 역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얘기를 하고 있었고, 감독님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죠. 그리고, 지현이가 너무 잘 해줬고, 잘 따라와줘서 참 고맙습니다.

Q) 특별히 전지현씨가 변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A) 아뇨. 변하는 게 아니라. 변했죠. 눈이 변했어요. 이건 자긴 잘 모를 거야. 난 매일 보니까... 어느 순간 전지현이 아니라, 송수정으로 다가와 있더라구요. 그게 자기 스스로를 믿는다는 거거든요. 뭘 하지 않더라도 나는 송수정이라는 걸 믿고 있는 거요. 아 그럼. 너무 이쁘지. 박수 쳐 주고 싶지. 근데 아마 자기가 영화를 보게 되면, 실제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 더 많은 걸 느낄 거에요.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친구에요. 오늘 오면, 아휴 고생했으니까 깨물어 줘야지.

Q) 정윤철 감독님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A) 내가 봤을 땐, 당신은 천잽니다. 그리고 당신이 슈퍼맨인거 같아. 촬영 끝내고 들어와서 편집하고, 그리고 잠깐 한 두시간 자고 나서 다음 날 찍을 거 콘티 그리고... 우리야 뭐 촬영 끝나고 나서 맛있는 밥 먹고 자고 다음 날 나오면 되는 거지만. 배우는 힘들다고 말해도 되지만, 두 달 동안 이렇게 힘든 과정을 나 힘들어 한마디 없이 견디드라구요. 내가 봤을 땐, 감독님이 슈퍼맨이고, 그리고 감독님이 천재인거 같아. 대단히 똑똑하고, 그리고 이 영화를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좋아하고 감동을 받을 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하고 다시 또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Q) 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했습니다
A) 내 인생의 영화라고 감히 말씀을 드렸지만, 다른 건 없었어요. 내가 이 영화를 하게 된 기본적인 동기가 그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그 TV 화면을 보면서 너무나 스스로 창피했던 기억이 있었었고, 저 장소를 가지 못하는 나는 뭐야? 이 한국에서 살면서 나는 도대체 뭐하고 있어? 그래서 그분들한테 힘을 실어주고 싶고, 그분들한테 당신들 덕분에 우리가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영화를 찍게 된 거였고. 이 영화는 내 인생에서, 배우로서가 아니라 황정민이라는 사람으로서 인생에서 방점을 찍게 되는 영화가 아닐까라고 말씀을 드린 겁니다. 그만큼 미래는 바뀔 수 있어요.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 그게 큰 게 아니에요. 아주 사소한 거 단순한 거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 지면 미래는 충분히 바뀌어 집니다. 아마 관객 여러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게 되면, 나도 슈퍼맨이 될 수 있네. 나도 그럼 슈퍼맨이네. 나도 슈퍼맨이었네...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영화에요. 그래서 이 작품이 내 인생의 영화다 말고, 관객 한분 한 분의 인생의 영화였으면 하는 바램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그런 자신감이 있고, 그렇게 찍어 왔습니다. 네. 기대해주세요. 빠밤... 빰바밤... 빠바바 빰바밤... 빠밤!

INTERVIEW WITH 전지현

Q)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찍게 된 과정과 선택한 이유.
A) 지금 생각해 보니까 영화 선택하는 시작부터 끝이 나는 지금까지 정말 숨가쁘게 달려온 거 같아요. 그런데, 기간은 별로 상관이 없어요. 영화를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서 작업하는 거에 있어서는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시작하는지, 얼마나 통하는지… 정말 중요한건 그런 것이라는 걸 많이 느꼈던 작업이었어요.

Q) 시나리오의 첫 느낌은?
A) 우선 재미있었어요. 또 황정민씨가 나왔기 때문에, (웃음) 안정적으로 뭔가 배워가면서 재미있게 작업을 잘 할 수 있겠구나, 뭔가 제가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만한 상대배우라고 생각했어요. 또,감독님에게도 많은 믿음이 가서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죠.

Q) 송수정 피디역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A) 휴먼다큐를 찍는 피디 역할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실생활은 굉장히 꼬여있고, 인간의 정에 연연해하지 않는, 오히려 그런 생활과는 굉장히 동떨어진 인물이에요. 그런데 슈퍼맨을 발견하고 관찰하면서, 어느 정도 그런 부분에 동화되면서 자기가 가장 싫어했던, 어떻게 보면 가장 싫어했던 그런 슈퍼맨이 되죠. 나중에는...

Q) 앞머리 내리고, ‘쌩얼’ 등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걸 시도했어요.
A) 사실 많은 여배우들이 메이크업 안하는 것에 대해 많이 두려워하지 않아요. 저는 그리고 원래 굉장히 편하게 다니는 스타일을 좋아해요. 그래서 그런 데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어요. 또 당연히 캐릭터가 굉장히 털털하고 하니까. 이게 맞는거죠.

Q) 감독님과 관계가 무척 돈독했다.
A) 워낙 감독님이랑 친하고, 서로의 마음을 알다보니까... 저는 원래 현장에서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그런 경험은 거의 없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워낙 편하다 보니까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제가 삐지는 거에요. 한 번은 별 것도 아니었는데 제가 삐졌죠. 그랬더니 감독님이 ‘감독에게 하루 화낼 수 있는 일일 허용권’ 이러면서 쿠폰을 만들어주신 거에요. 금방 또 풀어졌죠. 저는 또 괜히 미안해하면서...
참 신기해요. 내가 어디 돈 주고 어디 멀리 찾아가서 도사를 만나지 않아도, 감독님이 내가 송수정이 되있는 한, 송수정에 있는 한 도사구나. 이렇게 느낄 정도로 다 알고 계셨고, 제가 송수정이 될 때마다 그 진실을 다 느끼실 수 있고 또 다 얘기해주셨어요. 통하는게 참 많다고 느꼈어요.

Q) ‘다른 배우들이 다 황정민 같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셨는데, 어떤 의미로...
A) 진짜 너무 편해요. 깜짝 놀랐어요. 소위 말하는 연기파 배우들, 어느 정도 자기의 색깔을 가지신 분들은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되게 조심스럽고... 그런데 그런 게 없었던 거에 대해서 좀 기뻤던 게 있었고, 심지어 더불어 상대배우까지 챙겨주실 주 아는 점이 제가 항상 감동하면서 연기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연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익숙하고 노련하신 점들이 많아요. 제가 부족하거나 잊어버렸던 점들을 정민 오빠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어요.

Q) 어느 순간, 좀 달라진 것 같았다.
A) 산속에서 슈퍼맨이 잡혀가기 전, 슈퍼맨을 발견하고, 안녕하고 인사하는 장면을 따로 찍었어요. 그 때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연기를 믿는다는 게 이런 건가? 제가 진짜 하고 싶은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시작할땐 엄청난 자신감으로 시작하는데 막상 들어가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감독님이 그런 걸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냥 제 안에 있던 것들을 어떻게 끄집어내서 표현할지 방법을 가르쳐주신 거 같아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그런 거죠. 낚시도 찌를 딱 물에 넣는 것만 배우면, 그 다음에 물고기를 잡을 수 있잖아요. 감독님이 어떻게 하는지만 가르쳐 주셨는데 저는 피라미부터 시작해서 월척을 잡는 기분이었던 거 같아요.

Q) 가끔 감독님이 너무 직설적으로 잘못을 지적하기도 한다
A) 아니예요. 처음에 감독님이 어.. “지현아, 너의 문제점은 이거야.” 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근데 너무 고마웠어요. 정말. 그러니까 알고는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도 간혹 저한테 얘기해주기도 하지만, 다들 내가 상처받지 않게, 좋게 얘기하려고들 하거든요. 그래서, 그게 확 와닿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은 그냥 바로 말씀해 주셨어요. 그런데 그 때 살짝 창피했는데, 지금 내가 여기서 창피해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너무 고마웠고, 정말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슈퍼맨이 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영화잖아요. 그런데, 저는 감독님을 통해서 슈퍼맨이 되야겠다. 연기를 통해서 슈퍼맨이 되야겠다 라고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감독님이 제 슈퍼맨이죠.

Q) 정윤철 감독이 내가 지현이의 ‘스위치’를 찾았어! 라는 말을 했는데, 서로 그런 교감이 있는지..
A) 스위치란 말이 듣기 좋은데요? 음. 감독님이 하는 말은 다 맞는 거 같았어요. 다 맞았고, 그리고... 저는 어쨌든 여배우로서 살아가잖아요. 아직 어리긴 하지만, 그렇게 여배우로서 나이를 먹어간다는게 얼마나 설레고 아름다운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그걸 발견한 지금 너무나 신기하고 신나요. 그리고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런 감정들에 대한 깊이가 더 깊어질 거라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고, 여배우로서 살아가는 게 너무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항상 좋은 시나리오을 보고 싶고, 좋은 감독님을 만나고 싶고.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굉장히 열심히 이끌어 주시려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올인을 해야겠다 더 마음을 먹었습니다.

Q) 관객에게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소개한다면?
A) 어른들과 아이들이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영화고, 제가 이런 영화에서 연기 했다는 거에 대해서 너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즐겁게 촬영 했구요. 그리고 감독님이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 말씀하신 게. 이 영화를 통해서 작지만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정말 큰일 한게 아닌가 말씀하셨는데. 저도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정말 슈퍼맨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나도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변화하게 되더라구요. 그런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한테 닿을 거 같아요. 그러니 특별한 날에 TV에서 가족 특선 영화 이런 거 하잖아요. 그 때마다 저희 영화를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정윤철 감독 연출의도

이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

“어느 것을 가지려는가. 현명하게 미친 것인가 혹은 바보같은 제 정신인가?“ -세르반테스

누구나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것이 인류애이든 개인적 동정심이든 인간은 다른 인간의 고통을 바라보며 가슴 아파한다. 하지만 마음과 행동은 다르다. 아무나 그 돕고 싶은 마음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용기의 대가는 종종 자기 삶의 불편과 손해, 나아가 더 큰 희생, 목숨까지 요구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간들은 그저 바라만 보거나, 못 본 척 하거나, 남이 나서길 바란다. 그리고 때때로 초인을 기다린다.

자신에게 닥친 불행은 물론 위험에 빠진 다른 사람을 구해줄 수 있는 놀라운 초능력을 지닌 사람들... 그런 특별한 존재의 대표가 바로 슈퍼맨이다. 그는 인간의 꿈이고 구원자이다. 그는 빛의 속도로 하늘을 날아와 위기에 빠진 인간들을 구해준다. 도와줘요 슈퍼맨! 이라고만 외쳐주면.

여기 자신을 슈퍼맨‘이었다’고 믿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비록 지금 초능력은 잃었지만 매 순간 모든 에너지를 쏟아 남들을 돕고, 나름대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꿈꾼다. 다시 초능력을 되찾아 하늘을 날수 있게 되기를, 그래서 악당들로부터 지구를 구할 수 있게 되기를... 그렇다. 영락없이 그는 미친 사람처럼 보인다. 아니 사실 제 정신이 아니다. 하지만 그 망상의 세계 속에서 그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다. 남을 돕는 것은 달콤한 사탕맛처럼 즐거운 일이며 다시 초능력을 되찾기 위한 꿈은 너무나 강렬하여 인생의 지루함은 끼어들 새가 없다. 그는 용기있는 행동주의자이며,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자신있게 말한다.
그는 지금 슈퍼맨도 아닌데 왜 남들을 돕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그리고 되묻는다. 그러는 너희 자신의 진짜 모습은 어디에 있는가? 그렇다. 그는 누구보다 자기확신에 차 있으며 제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시금 말한다. 원래 너희들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다고.

자신을 위해 사는 것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그는 매우 낯설고 이상한 존재이지만 그를 바라보면서 우린 망각되었던 진짜 자신의 본 모습을 차츰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내미는 손에 함께 크로스를 하는 순간, 친구가 될 것이며 잃어버렸던 초능력을 되찾을 것이다. 남을 돕는 것은 의무나 고통이 아닌 생명의 본능이며 즐거움이라는 소중한 사실을 깨닫는 순간, 마법이 풀리듯 우리는 모두 슈퍼맨‘이었다’는 기억이 되살아날 것이며, 인생은 미래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꿈과 용기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감독 정윤철

INTERVIEW WITH 정윤철

Q)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선택한 이유
A) 원래 과학자가 꿈이었어요. 근데 어느날 영화를 통해서 세상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했던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또 사실은 과연 그럴 수 있을까라는 회의도 들었어요. 하지만, <말아톤>이란 영화를 찍으면서 역시 영화가 사회에 뭔가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구나. 잘하면, 세상 사람들에게 훌률한 이야기를 하는 매체가 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사실 너무나 좋은 배우 황정민씨도 있고, 적극적으로 뭔가 하고싶은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하게 됐습니다. 시나리오나 연출을 통해서 잘만 극복해낸다면 굉장히 파워풀하고 영화가 세상을 바꿔나가는데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거 같아서, 슈퍼맨이 세상을 바꾸고 사람을 구하려고 늘 애쓰듯이, 영화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감히, 이 영화를 해보자는 과대망상을 품었습니다.

Q)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판타지인가 휴먼감동 드라마인가?
A) 사실 슈퍼맨은 누구나 다 아는 슈퍼히어로인데, 기본적으로 슈퍼히어로물의 구조나 원작이 갖고 있는 그런 것들을 피해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진짜 정말 하늘을 날고 진짜 초능력자의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과연 그 오리지날리티가 가지고 있는 누구나 인간이 바라는 초능력자의 꿈을 어느 정도 보여주면서 또 어떻게 현실성 있게 보여주느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지만 또 판타지적인 구조를 통해서 그 사람이 바라는 것, 그 사람이 되고 싶은 것,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들을 비주얼로, 영화매체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인 환상적인 비주얼과 여러 가지 음악, 또 여러 가지 영화적 장치를 통해서 보여준다면, 리얼하면서도 슈퍼 히어로물이 갖고 있는 그런 재미와 쾌감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일상적이면서 판타지스러운 뭔가 영화적으로도 재미있는 장치를 써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Q) 두달만에 촬영을 끝냈다. 빨리 찍는 스타일 같다.
A) 영화는 천천히 만들고 빨리 만들고를 떠나서, 각 영화마다 페이스가 있는 거 같아요. 마라톤을 달리듯이, 자신의 체력과 연습량에 따라서 스피드가 정해지는 건데... 이 영화는 사실 연습량과 자신의 체력보다 훨씬 빨리 달렸죠. 힘들었지만, 계절도 그렇고 빨리 달릴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대신에 그만큼 노력을 많이, 집중적으로 했고, 날씨도 많이 도와주고, 그러면서 운도 좋게 이렇게 끝나게 된 거 같아요. 그래도 가장 큰 이유는 영화가 갖고 있는 메시지. 해야 될 이야기는 하루 빨리 해야만 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구가 더워지고 있고, 북극이 녹고 있고, 얼마 전에 우리 태안반도에서 심각한 기름 유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영화는 하다못해 급하게 만든 감이 있다 하더라도 이 메시지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되게 빨리 해야 되겠다. 그런 심리적으로 뭔가 절박성이 있지 않았나…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압축적으로 굉장히, 제 전작보다 훨씬 더 열심히 찍었던 거 같아요. 배우들도 그랬고, 스탭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것들이 앞으로 준비만 잘된 상태에서 이런 식으로 일을 한다면, 한국영화의 프로덕션의 시스템 발전에 있어서도 많이 도움이 될거라고 느꼈던 작업이었습니다.

Q) 슈퍼맨이라는 캐릭터는?
A) 간단하게 말해서 돈키호테 같은 인물이죠. 자신의 신념은 뜨겁고, 세상을 구하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지만, 때때로 풍차로 달려 들어갔던 돈키호테처럼 우리 슈퍼맨도 엉뚱한 짓도 많이 하면서, 저게 세상을 구하려는 사람인지 정말 정신이 이상한 사람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모습의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다 자신만의 논리가 있다고 봅니다. 정말 아파트를 철거하는 포크레인을 괴물로 보고 달려드는 건 나름대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박살내려는 괴물로 본 거죠. 자동차들에 뛰어들어서 싸우는 이유는 배기가스를 통해서 지구를 뜨겁게 하는 괴물이라고 착각하는 나름대로 논리는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참 미친 인간이죠. 그런 모습들이, 어떤 슈퍼맨의 캐릭터가 우리와는 되게 다른 인물이지만 지킬과 하이드처럼 우리 세계의 어두운 모습이나, 말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솔직한 세상에 대한 불만이나 그런 욕지거리를 대신해 주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아톤>에서 보는 초원이도 자폐아라는 장애가 있고, 또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이 세상을 보는 눈이 있고, 자신의 세계가 있다는 거죠. 미쳤다는 건 시각의 차이로 봐야 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우리가 볼 때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이 영화에서 슈퍼맨의 행동을, 돈키호테의 행동처럼 그 사람한테는 중요하고 굉장히 절박한 상황일 것이다, 그렇게 그 사람을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야 비로소 그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Q) 황정민 씨가 현장에서도 슈퍼맨이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셨는지...
A) 저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스탭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때 굉장히 훌륭한 현장이 된다고 생각을 하고, 슈퍼맨의 선행이 세상에 퍼져나가듯이, 배우가 갖고 있는 열정이 현장의 모든 스탭들이나 심지어 저에게도 전염이 되어서, 이 사람이 이렇게 눈 속에 광기가 날 정도로 열심히 하려는데,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가끔 황정민씨가 옆에 와서 “잘 되고 있는 거야 지금.. ” 이러면서 슈퍼맨 같은 광기어린 눈빛으로 저를 바라볼 때. 저도 속으로 잘하고 있는 건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나도 슈퍼맨이 되야겠다, 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Q) 황정민씨 어깨가 갈렸을 때, 뽀뽀 해줬는데,
A) 현장에서 뭘 못하겠습니까? 뽀뽀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고. 하지만 아마 그 순간만큼 진심이었을 거에요. 지금도 어떻게 보면 제가 전달할 수 없는, 제가 말을 조리 있게 잘 못하기 때문에, 급하면 시범도 보이고... 가끔 배우에게 격의없이 행동한 적도 있는데, 그런 것들 다 잘 견뎌주고, 좋은 점만 받아들이려고 했던 자세가 되게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람, 황정민씨에게 놀란 것은 산속에서 어떤 장면이었는데, 뭔가 중얼중얼 대사를 외우고 있더라구요. 저는 그 때 놀라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그 정도 배우면, 그냥 어떻게 해서 금방 할 수도 있을, 그렇게 어려운 장면이 아니었는데도, 그걸 또 중얼중얼 혼자서 외우고, 외우고, 또 연습하고 있는 걸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죠.

Q) 송수정 캐릭터에 대해
A) 사실, 영화 주인공은 슈퍼맨이고 송수정은 옆에서 지켜보는 관찰자의 캐릭터죠. 하지만 주인공이 어쩌면 수정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관객들은 수정을 통해서 슈퍼맨을 바라보고 수정은 우리 자신과 비슷한 이기적이고, 되게 현실적인 캐릭터죠. 결국 그녀의 감정을 통해서 감정의 변화를 쫓아가는데 우리도 슈퍼맨을 처음에는 이상한 인물처럼 받아들이다가 나중에 수정이 “당신은 나의 친구, 나의 슈퍼맨” 이렇게 말할 때 진짜 거기에 우리도 같이 슈퍼맨을 인정해 주는 그런 순간이 오죠. 그래서 더욱 어려운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뭐 전지현씨가 처음에 황정민 이라는 훌륭한 배우에게 좀 묻어 가고 싶다. 그랬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게 아니었던걸 알고, 걱정도 했는데 나름대로 자신의 캐릭터를 잘 찾아서 종착역까지 잘 온거 같습니다.

Q) 전지현의 스위치를 찾았다고 말했다.
A) 글쎄… 감독이 배우에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배우들이 다 갖고 있는데 잘 발견을 못한다거나 여기에 있는데 약간 어긋나서 만나지 못하는 지점을 옆으로 가볼래? 이쪽으로 가면 더 쉬울 거 같은데... 라고 말해주는 정도죠. 발견은 스스로 해야 되는 거고 그걸,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감독인 거 같아요. 스위치는 모두 있겠죠. 그게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줬을까 생각을 해볼 때, 일단은 그걸 다 갖고 있다라는 자신감을 주는 게 도움을 줬을 거 같고, 이후 자기가 더 쉽게, 자신있게 찾을 수 있었던 거 같고, 충분히 진실되어 보이고, 그것이 이상하지 않다라는 것을 많이 얘기했던 거 같아요.

Q) 감독에게 이 영화는 어떤 의미일까?
A) 이 영화를 통해서 세상에 이런 얘기를 시기적으로 빨리 전달시키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고, 그걸 통해서 저 자신이 “용기를 잃지 마라 아들아. 넌 바꿀 수 있다.” 라는 영화속 대사처럼 “미래는 바꿀 수 있어” 라고 말하며 저에게 스스로에게 불어 넣었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황정민, 전지현에게 최대한 많은 노력을 했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 경험이 제게 영화를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인생에 있어서 모든 영화가 다 힘들겠지만, 이 영화는 굉장히 정말 몰입했고 두 달이 사실은 6개월처럼 느껴지거든요. 최대한 열심히 살려고 했던 순간들이었고 그 때 만났던 사람들, 함께 했던 스탭들, 배우들 모두 마찬가지일겁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나, 미래를 바꾸고 싶은 슈퍼맨의 열정이 저에게는 일단 있었기 때문에, 그게 있어야만 영화가 좋게 나온다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슈퍼맨 못지않게 정말 열심히,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이 영화는 만들어 질 수 있어.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북극을 녹지 않게 하고, 지구가 더워지지 않고, 그 속에서 남을 돕는다는 게 정말 즐거운 것이라는 것을 알거야! 라는 자기에 대한 망상을 스스로 집어넣으면서, 슈퍼맨이 되기 위해서 저도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게 아마 영화에 잘 스며들어 있다면, 물론 아쉬운 장면도 많지만, 완성도를 떠나서 진심은 좀 전달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진심이 저에게도 있었고, 배우들에게도 있었고, 모든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분명히 그 영화에 녹아들었을 거고, 그렇다면 보는 관객들에게도 분명히 전달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앞으로 계속 “TO BE CONTINUED" 될 수 있는 그런 영화인 거 같습니다. 물론 무척 무모한 도전이죠. 영화를 통해서 세상을 바꿔나간다는 것, 세상을 뭔가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미래를 바꿔나간다는 것은 임파서블 드림일 수 있죠. 하지만 우린 모두가 슈퍼맨은 아니지만, 인간이 혼자는 아니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노력해서 이번 태안 기름유출사건처럼 그걸 수습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처럼,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저를 비롯한 미래가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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