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는 살아야해, 천국의 나날들을……
감옥에서 형량이 반으로 줄어서 출감한 피터는 여권을 만들러 가지만, 아직 서류가 안 되어서 여권을 발급 받을 수 없다는 얘길 듣는다. 여권이 나올 때 까지 누나인 마리카의 집에서 기다리기로 한 피터는 누나의 세탁소에 갔다가 마야가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을 목격한다. 그러나 마야가 낳은 아기는 마리카가 자신의 아이처럼 키우기 시작하고, 마리카의 남편 조셉이 외국에서 돌아오자 아이의 세례까지 진행한다.누나 집에서 머무르는 동안 일거릴 찾기 위해 옛 친구 소니와 함께 야누스를 찾아간다. 동네에서 조직을 거느리고 있는 야누스는 피터와도 예전부터 잘 아는 사이. 야누스를 만나러 가던 길에 피터는 그의 정부인 마야를 만나게 된다. 피터는 차츰 아름다운 마야의 매력에 연민의 마음과 사랑, 그리고 질투의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는 동안 피터는 마야가 낳은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게 되고 마야가 아이를 팔았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피터는 점점 자신과 그녀를 둘러싼 모든 관계 속에서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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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럽 언론들이 파졸리니와 파스빈더와 비견되는 신예 감독이라고 격찬한 코냐 먼드루샤의 화제작 !!more
2000년 <데이 애프터 데이즈>로 주목할만한 배우 출신 신인 감독으로 알려진 후, 2년만에 다시 선보인 <천국의 나날들>로 코냐 먼드루샤 감독은 전유럽 언론이 극찬하는 동유럽의 대표 감독이 되었다. 자국인 헝가리 내부에서도 수많은 영화상을 휩쓸고, 이어서 유럽의 지명도 있는 국제영화제까지 속속 초청을 받고, 수상을 하면서 최고의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유럽 언론들은 <천국의 나날들>을 도시 하층민으로 태어난 젊은 청춘들의 흔들리고 불안한 삶의 비극을 아이러니한 제목과 더불어 세련된 영상으로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지에서는 이 영화를 피에로 파올로 파졸리니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이 보여주었던 대사의 절제와 장면마다의 복합적인 상징성 등이 닮아있다고 평가했다.
탄생과 죽음, 섹스와 범죄, 그리고 사랑과 증오 등 도시 빈민의 지리멸렬한 삶에 대한 아이러니한 보고서
최근 동유럽 국가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헝가리는 서구화 과정 속에서 인플레이션과 빈부격차의 심화, 낮은 임금 등으로 도시 빈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감독은 영화 속에서 이러한 헝가리의 우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도시 빈민가를 무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원제 <Pleasant Days>라고 붙임으로써 헝가리의 이러한 아이러니한 사회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겉으로는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의 희생되어져 가는 도시 빈민들의 지리멸렬한 삶은 극단적으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절제된 대사와 스태디캠의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로 잡아낸 파괴적이고 불안한 청춘의 모든 것 !!
<천국의 나날들>은 대사가 극도로 절제된 영화다. 등장 인물들의 감정의 변화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대사로 설명하기 보다는 장면, 장면이 주는 이미지와 느낌, 그리고 흔들리는 스태디캠의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가 대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대사가 있는 경우에도 이야기 전개를 위한 의미있는 내용이라기 보다는 대부분이 중의적이고 상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스태디캠을 통해 파괴적이고 불안한 청춘의 심리를 잡아낸 것도 눈길을 끈다.
감독과 배우 모두 노련미 보다는
참신함으로 어필하는 재기발랄한 신예들이 뭉쳤다 !!
<천국의 나날들>은 감독부터 스탭, 배우들까지 모두 2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 보다는 참신함과 새로움으로 무장한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특히 배우들은 다작을 통해 다져진 세련된 연기라기 보다는 신인 배우 특유의 신선함과 적극성으로 영화 속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다. 현재 30대 초반인 감독 또한 이 영화를 연출할 당시 20대로 자신과 같은 헝가리 젊은이들의 불안한 미래와 절망적인 현실을 다소 거칠지만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