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사랑으로 남을 그녀 <이사벨라>
사랑을 앓는 두 남녀1999년 마카오의 어느날 밤, 범죄에 연루돼 정직 처분 중인 경찰 싱은 클럽에서 요정 같은 얀과 만난다. 하룻밤 유희로 가볍게 여겼던 싱은 자신의 주변을 맴돌며 떠나지 않는 얀을 차마 떨쳐 버리지 못하고 원치 않는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자연스레 싱의 생활에 파고든 얀은 매일 싱의 집을 찾는 여자들을 교묘히 돌려 보내기도 하고 소녀답지 않은 성숙함으로 오히려 싱에게 사랑을 가르치기도 한다.
한편, 애지중지 기르던 강아지를 집주인이 내다 버린 것을 알게 된 얀은 싱에게 강아지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함께 강아지를 찾으면서 싱은 그녀로부터 과거 자신의 가슴 아픈 첫사랑에 대한 흔적들을 발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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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뒷골목의 자유스런 영혼들 ‘싱’과 ‘얀’more
신인감독 같지 않은 깊이있는 연출실력을 가진 팡호청 감독은 뛰어난 소설가이기도 하다. 늘 머리속에는 그리고 싶은 캐릭터로 가득차 있다는 팡호청 감독. <이사벨라>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날카로운 주변환경에 대한 인식력과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싱’과 역시 자유분방하고 거칠면서도 속은 여리고 따뜻한 ‘얀’의 모습을 통해 팡호청 감독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다.
경찰이면서 자신이 잡아들여야 할 범죄자들과 연루해 범죄를 저지른 ‘싱’.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을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지만 ‘싱’의 이런 모습은 마카오 뒷골목 사람들의 진정한 단면을 보는 것같아 안쓰럽기까지 하다. 또한 어머니를 잃고 집세도 내지 못해 결국 길거리로 나앉은 ‘얀’ 역시 마카오 뒷골목 세계에 흡수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이다. 중국으로 반환되기 직전 혼란스런 마카오. 그 당시 상황과 맞물려 혼돈과 욕망이 가득한 도시인 마카오에 ‘싱’과 ‘얀’은 그런 혼란속에 휩쓸린 한 일개 시민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싱’과 ‘얀’은 그런 평범한 시민이면서 관객들에게 탈출구 역할을 해주는 캐릭터들이다. 둘이 술에 취해 거리에서 싱이 얀에게 진지하게 병 깨는 법을 가르치는 모습, 공원에서 수박을 한쪽씩 사서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나눠 먹는 모습, 그리고 ‘싱’과 한때 사랑을 나눴던 과거의 여인들이 일일이 집으로 찾아와 ‘얀’에게 하소연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웃음과 동시에 그간 생각만 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자신의 판타지를 보게 된다.
심금을 울리는 애잔한 음악
포르투갈의 대표 민요 ‘파두’
영화 <이사벨라>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제 관계자들의 극찬과 함께 최고영화음악상을 거머쥐었으며 올 여름 부천국제팬타스틱영화제에서도 폐막작으로 선정돼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폐막 상영 직후, 포르투갈의 대표 음악인 ‘파두’가 엔딩크레딧과 울려퍼지며 폐막식에 참가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음악과 함께 스타일리쉬한 화면이 압권인 <이사벨라>는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음악과 영상이 화려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영화 <이사벨라>의 엔딩에 쓰인 포르투갈 대표 음악인 ‘파두’는 포르투갈의 대표가수 Mariza가 불렀다. Mariza는 “파두는 열정, 슬픔, 질투 그리고 비탄을 담은 음악이며 때로는 세상을 풍자하기도 하는 매우 감성적인 음악이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러한 분위기를 잘 살린 영화 <이사벨라>와 ‘파두’가 천생연분 같이 어울릴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파두’가 <이사벨라>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것은 영화의 배경인 1999년,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통치 하에 있었던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으로 반환되기 직전 혼돈의 마카오이기에 음악은 더욱 애잔하고 한이 느껴지는 음악이어야 했고, Mariza의 노래는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그렇듯, 사랑과 향수 그리고 연민이 가득 묻어나기에, 감독은 Mariza의 곡을 주저없이 주제곡으로 선택했다.
<이사벨라>는 재미있는 영화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1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작 라인업이 발표되면서 팡호청 감독의 <이사벨라> 역시 경쟁작 대열에 합류했고 두 주연배우 두문택과 이사벨라 롱 역시 연기상 후보에 올랐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감독은 두 주연 배우의 연기가 완벽한 조합을 이룬 프로페셔널한 배우들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문탁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에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겼다. “나는 한번도 주연을 맡은 적이 없었고 그렇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었다. 놀라울 따름이다. 진심으로 이 영화의 투자자인 미디어아시아의 Peter Lam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감독과 나에게 이 영화는 꿈이며 누구도 내가 잘 해내리라 생각하지 않았을 때 Peter Lam씨는 기꺼이 이 모험에 동참해 주었고 영화를 만들게끔 도와주었다. 또한 영화 기간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준 스탭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베를린에서의 공식 일정 속에는 베를린 조직위원회에서 마련한 공식 기자 회견이 있었다. 한 중국기자가 두문택에게 비상업영화로 장르를 바꾼 이유를 물었는데 이에 두문택은 상업영화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기자가 재미있는 영화가 상업영화라고 말하자 바로 두문택은 영화제작자로써 <이사벨라> 역시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을 상기시켜야겠다고 말해 청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음악으로 언어와 국경을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2
수상작 발표 몇 시간 전, 전원이 시상식에 참여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시상식에서 최고영화음악상을 거머쥐었다. 비록 작품상이나 주연상은 아니었지만 가장 어려운 제작파트 중 하나인 음악 부분에서 상을 받게 돼 무척 만족해 하는 분위기였다. 남우주연상을 놓친 것에 대해 두문택은 오히려 이사벨라 롱이 상을 받지 못한 것이 더 실망인 눈치였다. 그녀는 해외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혔었다. 그렇지만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영화제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이사벨라 롱은 겸손히 대답했다.
팡호청 감독은 다음과 같은 수상소감을 남겼다. “비록 감독상은 받지 못했지만 프로듀서로써 음악상을 받은 것에 대해 영광일 따름이다. 시사회장에서 관객들이 눈물을 지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만큼 언어와 국경을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고 나는 이것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또한 영화와 대사의 상관 관계에 대해 팡호청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음악은 단지 배경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대사만큼 작품의 분위기와 스토리에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음악감독에게 전했다. 실제로 파두를 비롯한 영화에 쓰인 음악 자체가 대사에 버금가는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대사를 삭제하는 일도 생기게 되었다”라고 말해 음악에 비중을 둔 작업이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증명했다.
혼돈과 욕망이 가득한 그곳 마카오
<이사벨라>가 숨쉬는 그곳 마카오에 대해
마카오는 16세기 포르투갈인이 정착하기 전까지 중국 영토로써 주요 거주지로 발달되지 못한 작은 항구에 지나지 않았다. 1557년 포르투갈인이 명(明)나라 군대를 도와 해적토벌에 참가한 대가로 이곳에 거주할 권한과 상품 유통저장소를 설립하기 시작하면서 마카오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은 마카오 토지임대권을 얻어 지세를 내기 시작했는데 1845년 관세가 없는 자유무역항으로 변신한 마카오는 유럽 여러나라 선박에 개방돼 광둥무역의 근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중국과 포르투갈은 1986년 마카오 반환교섭을 시작한 이후 1987년 3월 마카오 주권반환 협정에 조인하고, 1999년 12월 20일 마카오에 대한 주권의 중국 귀속 및 독립적 행정부와 마카오만의 생활방식을 보장받는 등 자체적으로 자치권을 행사하는 특별행정구역으로 자리잡았다.
1999년 여름, 중국으로 반환을 앞둔 마카오는 범죄 조직과 공무원들과 연계된 범죄가 큰 골치거리였고 경찰 및 행정공무원조차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화 <이사벨라>는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인 이 ‘특별한 여름’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극중 ‘싱’이 범죄 연루 혐의로 옥살이를 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정부는 ‘싱’처럼 경찰들의 부패 척결을 위한 해결책으로 부패에 연루된 정직 중인 공무원들을 엄하게 처벌했고 사회가 부패된만큼, 이를 위한 해결책 역시 매우 엄했다고 한다.
감독의 변
“나는 영화제작의 매력을 이렇게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세상의 미묘한 변화를 각각의 다른 앵글을 통해 다양하게 해석 가능하게 하는 것이 영화 제작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했던 세상의 다양한 모습과 인생의 청사진을 보게 된다. 또한 복잡하게 얽혀있는 미로와 같은 길들을 다양한 시각을 통해 보여줌으로서 그 미로에 대한 해답을 관객들에게 던져주는 것 또한 영화 제작의 또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돌이켜 보자면 우리 모두는 자신들의 삶이 단호하고 의지로 똘똘 뭉쳐 있으며 좀더 명확하고 성숙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자신이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 잘 모를때가 많다. 희생은 후회없이 살기 위한 또다른 길이다.”
“마카오는 매우 섬세하고 디테일한 도시이다. 마카오가 일반인들에게 특히 유혹적으로 보이는 곳은 퇴폐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뒷골목이라고 생각한다. 그곳은 일정한 청결이 있고 순수함이 있으며 홍콩과는 완전이 다른 마카오만의 특색이 스며져 있다.”
“이사벨라라는 이름은 나에게 있어 일종의 신념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현재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형태의 모습이며 영화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사벨라>는 단지 하나의 영화만이 아닌 내가 지냈던 좋은 시절에 대한 발라드이며 젊은날의 초상이다.”
배우와 스탭
감독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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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팡호청
두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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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팡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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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찰리 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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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피터 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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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문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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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
황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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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황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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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미디어 아시아 필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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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
프리비젼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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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CNS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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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홈
http://blog.naver.com/isabella2006
수상내역
- [제31회 홍콩 국제 영화제] 작곡상 후보
- [제26회 홍콩금상장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
- [제26회 홍콩금상장영화제] 촬영상 후보
- [제26회 홍콩금상장영화제] 미술상 후보
- [제26회 홍콩금상장영화제] 의상디자인상 후보
- [제26회 홍콩금상장영화제] 영화음악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