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살고 있던 베르나르는 어느날 옆집에 이사온 사람의 부인을 만난다. 우연찮게도 그녀는 자기의 옛 애인 마틸드였다.
과거에 두 사람은 사랑을 했었지만 서로의 자존심과 철없던 시절의 무의미한 다툼으로 결혼을 못하고 상처만 남긴 채 헤어졌었다. 필연적으로 자주 만나게 된 이웃의 두 남녀는 예전의 감정이 다시 살아난다.
죄의식으로 인한 심리적 갈등과 불안감에 시달리던 두 남녀는 다시 냉정한 마음으로 친구 사이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사랑과 질투에 냉정을 잃은 베르나르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여러사람 앞에서 행패를 부리고 마틸드를 데리고 도망치려고 하지만 결국 다시 냉정을 찾고 현실을 받아들인다.
한편, 한 남자에 대한 사랑때문에 목숨까지 던져 버릴려고 했던 오딜 여사를 존경해 온 마틸드는 진정한 사랑과 냉엄한 현실 사이에서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신경쇠약증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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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두 사람은 사랑을 했었지만 서로의 자존심과 철없던 시절의 무의미한 다툼으로 결혼을 못하고 상처만 남긴 채 헤어졌었다. 필연적으로 자주 만나게 된 이웃의 두 남녀는 예전의 감정이 다시 살아난다.
죄의식으로 인한 심리적 갈등과 불안감에 시달리던 두 남녀는 다시 냉정한 마음으로 친구 사이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사랑과 질투에 냉정을 잃은 베르나르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여러사람 앞에서 행패를 부리고 마틸드를 데리고 도망치려고 하지만 결국 다시 냉정을 찾고 현실을 받아들인다.
한편, 한 남자에 대한 사랑때문에 목숨까지 던져 버릴려고 했던 오딜 여사를 존경해 온 마틸드는 진정한 사랑과 냉엄한 현실 사이에서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신경쇠약증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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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리뷰 (5명 참여)
리뷰 남기기-
johnconnor2008-12-28 23:18:519드디어 까발려지는 트뤼포의 시선.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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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gusal792008-02-28 02:08:536눈물과 웃음이 있다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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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i12006-07-20 09:30:117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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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ocal2005-11-15 22:26:4210당신, 사랑이 분홍빛이라고 믿고 있나요more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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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여인 La femme d’à côté
프랑수아 트뤼포François Truffaut 작. 프랑스. 1981. 106분
재회
베르나르는 아내 아를렛, 아들 또마와 함께 그르노블 근처 시골에서 행복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있다. 적어도 그들의 이웃집에 한 부부가 이사오기 전까지는. 새로운 이웃 필립과 마띨드를 보는순간 베르나르는 충격을 받는다. 칠년전 미친듯 사랑하던 여자가 이제 남의 아내가 되어 자기 앞에 나타난것이다.
그들의 과거는 감추어진채로 두 부부는 의례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저녁식사에 서로를 초대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동네사람들이 이용하는 테니스 클럽에서 마주치기도 한다. 마띨드 보다 조금 더 소극적이고, 조금 더 조심스러운 베르나르는 처음에는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옛연인과의 접촉을 피한다. 그러던 어느날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이루어지는 단둘의 마주침은 그들의 운명적인 인연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된다.
더이상 어색해하지 않기위해 옛일은 잊고 친구처럼 지내기로 합의한 그들은 함께 마띨드의 차까지 걸어간다. 뺨에 하는 일상적 키스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려하는데 갑자기 표정이 굳어진 마띨드가 베르나르에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달라고 한다. 그녀에게 다가간 그, 부드럽게 얼굴을 쓰다듬다가는 주체못할 격정에 휘말려 그녀에게 입을 맞춘다. 격렬한 포옹과 입맞춤 후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지는 마띨드의 모습은 이성으로 갈무리할 수 없는 열정, 아니 ‘열병’에 대한 인상적인 표현양식이다.
사랑의 힘이란 그런것이라고 영화가 말한다. 굳이 불씨를 찾지않아도 화악 다시 불살라질 수 있고, 기억을 죄다 지워놓아도 사랑했던 사람 앞에 서면 다시 온몸으로 이끌려지는 것이다. 의 주인공들 모습이 떠오른다.
사랑의 반사회성
사랑이 포함하는 심리상태인 격정은 때로 해당주체를 반사회적 행위를 하도록 내몰고 그 결과로서 그들을 안정된 가정, 직장, 사회적 위상들로 부터 적출해낸다. 트뤼포는 공동체의 틀에 어긋나는 등장인물들의 행태를 예로 삼아 그러한 사실을 영상화하고 있다. 영화는 세 번의 사회적 모임을 담고있는데, 순서대로 테니스 클럽의 운영자인 마담 주브, 베르나르, 마띨드의 심리상태를 동요시키는 사건이 일어나고, 어떤 형식으로든 관련인물은 이 사회적 모임으로 부터 ‘퇴장’하게 된다.
첫 모임은 브르주아들의 한가한 오후가 소비되는 스포츠클럽에서 이루어진다. 가벼운 웃음들이 동반하는 일상적 대화가 안정적 분위기를 이루는 와중에 마담 주브에게 한통의 편지가 전해진다. 여유있게 모임의 중심에 자리하던 그녀가 일순 당황한다. 그리고는 서둘러 자리에서 물러나 안채로 향한다. [편지의 내용은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밝혀집니다]
두번째 모임은 마띨드 집에서의 파티다. 흥이 고조될 무렵 마띨드의 남편이 나타나 그들 부부가 곧 긴여행을 떠날것이라는 소식을 전한다. 표정이 어두워진 베르나르, 찢어진 옷을 갈아입으러 집안으로 들어가는 마띨드를 따라간다. 이미 준비되어 있는 가방들 사이를 배회하던 그가 마띨드에게 다가가서 다투고, 그러다가 이성을 잃고서는 다른사람들의 존재는 아랑곳 없이 마띨드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그로서 그들의 관계는 모두에게 알려지고 파티는 충격과 함께 망쳐진다.
세번째 모임은 다시 스포츠클럽에서 열리는 마띨드의 출판기념회이다. 이제 마띨드와 베르나르의 관계는 정리되었다. 적어도 외면적으로는. 초청객들을 위해 자신의 저작인 동화책에 서명을 하던 마띨드는 마담 주브의 부엌에서 일어난 작은 불을 소화기로 진화한 후 화장실에 손을 씻으러간다. 거기서 우연히 옆 칸의 남자들의 대화를 듣게된다. 그들은 같은 층의 이웃과 불륜관계에 빠졌던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베르나르와 마띨드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 중 하나가 결론을 내린다. « 그제서야 이 친구는 이해했던거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관계를 갖지 말아야 할 여자가 있다면 그것은 그의 이웃이라는 걸 ». 얼굴이 굳어진 마띨드는 초청객들 사이로 돌아가는 대신 작은 풀숲으로 달려가 쓰러져 울음을 터뜨린다. 이미 베르나르와의 관계를 정리했다고 믿었던, 그리고 안정을 되찾았다고 믿었던 마띨드에게 이 돌발적인 정서적 충격은 그들의 문제가 그런식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을 것이다.
위 세 모임들은 묘사가 보여주듯 각기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의해 망가뜨려지고, 그 상황들의 중심에는 통제할 수 없는 발작적 열정의 분출이 있다.
퇴행
그렇게 보면, 사랑은 우리의 주인공들을 퇴행의 과정에 몰아넣는다고 볼수있다. 극 초반에 듬직한 가장으로, 성공한 직장인으로 등장하는 베르나르는 마띨드의 등장과 함께 비교적 수동적 행태를 보인다. 굳이 힘의 균형을 잣대로 삼는다면, 그들 사이에서는 마띨드가 우위를 차지하고, 파장의 핵 역할을 한다. 당황해서 그늘에 숨어버리는 베르나르와는 달리 그녀는 옛 연인을 다시 만나는 것에 의외로 담담하고 적극적이다. 그들의 열정이 다시 피어오른 후, 호텔에서의 은밀한 만남을 전화로 제안하는 것은 마띨드이며, 우리는 다음 장면에서 운전대 앞에서 호텔의 주소를 확인하는 베르나르를 보게된다. 물론 그들의 관계가 상호교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의 언제나 마띨드가 앞장서서 행위를 유발하고 이끌어간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런시각에서 마띨드는 소유욕 강한 어머니의 상을 나타낸다고 비약해본다. 어쨌든 그녀의 힘은 베르나르를 그가 이루어 놓은 자리로 부터 끌어내려 그녀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종속자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리하여 베르나르는 모든 사회, 도덕적 제약으로 부터 벗어나 마침내는 외부의 시선을 더이상은 의식하지 않고 질투, 불안, 갈망따위의 정념에 따라 행동한다. 최후의 순간 베르나르는 마띨드와의 정사중에 죽는다. 신체의 일부를 그녀의 자궁 가까이에 둔 채로. 회귀는 옛 사랑의 부활에서 머무르지 않고 두 사람의 ‘태초적 일치’로 귀결되는 것이다.
딜레마
마담 주브는 그들의 사랑과 광란의 증인이다. 게다가 그들의 이야기는 그녀의 목소리를 빌어 처음 시작된다. 마담 주브는 그녀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노인이다. 이십년 전 그녀는 사랑의 아픔 때문에 자살을 시도한다. 건물 칠 층에서 뛰어내린 그녀는 그러나 다리 한쪽을 못쓰는 불구가 되었을 뿐 목숨은 건진다. 그녀는 자신의 결정과 그 결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마띨드에게 이야기 해 준다. 어느날 마담 주브는 옛연인이 오래전부터 그녀의 행적을 수소문 했다는 사실과 그녀를 만나기 위해 이 곳을 찾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된다.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피해버린다. 무엇을 지키기 위해 ? 무엇이 두려워서? 그녀가 정의하는 사랑의 유형은 그녀자신에게도, 베르나르/마띨드에게도 적용된다. 그들은 함께있을 수도 떨어져 있을 수도 없다. 훗날 왕가위가 에서 되살리는 딜레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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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jumi2004-04-17 20:04:047트뤼포의 평범말랑한 멜로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