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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Pedro Almodovar)

1949-09-24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7.5

/

네티즌7.9

| 수상내역 1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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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어명Pedro Almodóvar
  • 다른 이름페페 파타티아; Pepe Patatia; Pedro AlmodÓvar; Almodovar-McNamara; Mateo Blanco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49-09-24
  • 성별
  • 신장/체중177cm

소개

스페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지식인, 도덕주의자, 순결한 영화 형식주의자가 보기엔 최악의 영화로 비칠 영화만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동시에 양성애와 동성애의 분방한 묘사, 죽음, 부조리, 초현실적인 발상, 기괴한 유머가 특징인 그의 영화는 내용과 형식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독창성으로 가득 차 있다. 암시하는 프랑코 독재정권의 철권통치를 떠올리던 사람들에게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충격을 준다.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스페인 문화의 파격을 상징하는 증거물이다.

51년 스페인의 칼자다 드 칼라트라바에서 태어난 알모도바르는 16살 때인 67년 마드리드로 상경했고 전화국에서 일하다가 언더그라운드 예술가들과 교분을 튼 70년 무렵부터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 아방가드르 연극 집단인 로스 골리아도에 들어가 웃겨주는 대사를 썼으며 지하 신문에 기사를 실었고 가공의 국제적인 포르노스타 패티 드푸사란 필명으로 익살스런 추억담을 써서 책으로 펴냈다. 심지어 록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74년 슈퍼 8mm로 영화를 찍었고 그뒤 몇편의 단편영화를 더 찍었다. 80년 16mm로 찍어서 35mm로 확대 편집해 개봉한 <페피, 루시, 봄 Pepi, Luci, Bom and Other Girls in the Crowd>으로 알모도바르는 명성을 굳혔다.

알모도바르의 영화가 해외에서 처음 알려진 건 85년 작품 <내가 뭘 했기에 이런 일을 당하나요 What Have I Done to Deserve This?>(1985). 마드리드에 사는 노동계급 일가족의 생활에 관한 다다이스트적인 소극이다.

<마타도르 Matador>(1986)는 삶의 본능인 에로스와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의 관계를 살핀 작품으로, 주인공 앙헬은 은퇴한 투우사 디에고의 아카데미에서 투우를 배우는 청년이다. 자기가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앙헬은 디에고의 애인인 여자를 겁탈하려다 실패한다. 불안에 떨던 앙헬은 경찰에 자수하는데 불안한 정신상태 속에서 자기가 그만 4건의 미제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자백을 해버린다. 평소 디에고를 흠모하던 여성해방론자이자 진짜 살인범인 마리아가 앙헬의 변호를 자청한다. 나중에 앙헬의 정신분열증적 회고를 통해 디에고도 2명의 여자를 살해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얽히고 설킨 관계의 끝은 자살극. 디에고는 관계를 나누다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마리아와 정사를 나누고 예상했던 대로 마리아는 디에고의 정수리에 침을 꽂아 죽인 후 자신도 권총을 입에 물고 자살한다. 이런 얘기로 가학, 피학적 음란증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시체애호증까지 비정상적인 욕망의 형태가 기이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심각한 분위기의 <마타도르>는 알모도바르의 영화로는 예외적인 것이었다. <욕망의 법칙 The Law of Desire>(1987)은 삼각관계를 축으로 한 멜로드라마지만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의 꼬인 관계를 부조리극으로 풀어내는 이상한 코미디이기도 하다. 88년에 발표한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Women on the Verge of a Nervous>(1988)도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와 상황이 얽히고 꼬이는 앙상블 코미디인데, 알모도바르는 이런 앙상블 코미디의 수법을 50년대 스페인에서 블랙코미디 영화를 만들었던 페르난도 페르난 고메즈, 루이스 가르시아 베를랑가 등의 감독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원제가 ‘나를 묶어줘요! 나를 풀어줘요’인 <욕망의 낮과 밤 Tie Me Up! Tie Me Down!>(1990)은 단순무식하고 과격하기 그지없는 남자에게 납치당한 포르노 여배우가 알게 모르게 그 남자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황당한 내용이다. 싸구려 에로영화 같은 줄거리지만 관객을 설득해내는 알모도바르의 취향이 독특하다. 이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모두 가짜 욕망의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은 존재들. 여주인공은 가짜 욕망을 파는 포르노 여배우이고 그런 그를 가짜 욕망을 파는 늙은 포르노감독이 은근히 연모한다. 방금 막 감화원에서 나온 남자주인공은 그런 거짓 욕망의 세계에 묶이지 않는다. 나는 저 여자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남자는 주저없이 자기의 생각을 실행에 옮긴다. 여자의 집에 쳐들어가 반항하는 여자의 몸을 묶고 자신이 얼마나 그 여자를 사랑하는지를 설득시킨다. 저항하던 여자는 남자와 몸을 섞고 남자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남자가 자신을 구속하고 있음을 외부에 알리려 안간힘을 쓰던 여자는 정작 남자가 궁지에 몰리자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웃지 못할 진풍경이다.

<하이힐 High Heels>(1990) <키카 Kika>(1993)는 한창 뻗어올라가던 알모도바르의 명성을 주춤거리게 했다. 기존 영화의 문법과는 전혀 다른 황당하고 부조리한 유머정신을 담은 알모도바르의 이야기도 슬슬 쌓이면서 알모도바르식 문법으로 자리를 잡는 기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비밀의 꽃 The Flower of My Secret>(1996) <라이브 플래쉬 Live Flesh>(1998) 등의 영화에서 알모도바르는 성숙한 대가로 올라서는 것 같은 안정감을 준다.

알모도바르는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에 따라 황당한 상황을 연출하며 그 태도가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알모도바르의 싸구려 이야기체 영화 화술과 도착적 욕망까지도 솔직하게 담아내는 야한 화술은 기상천외한 상황을 말도 안 되게 연출하고 시치미를 뚝 뗀다. 아무런 경계에도 묶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솔직함이 배어나는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사상도 없고, 종교도 없고, 가치를 부여하지도 않으면서 자기 무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알모도바르의 좌충우돌하는 내용과 형식은 프랑코 사후 현대 스페인사회의 정신적 풍경을 대담하게 보여줬다.

<라이브 플래쉬> 이후,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 Todo sobre mi madre>(1999), <그녀에게 Hable con ella(2002), <나쁜 교육 La Mala educación>(2004)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거장으로서 그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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