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 대표작 <텍사스 살인마> <저주의 유물> <참극의 관> <폴터가이스트> <텍사스 살인마2>

두말할 필요없는 컬트 클래식 <텍사스 살인마 Texas Chainsaw Massacre>(1974)를 만든 희대의 호러작가 토브 후퍼. <텍사스 살인마>는 덥고 끈적끈적한 미국 남부의 기후처럼 나른하고 지독한 악몽이 계속된다. 누군가의 말처럼 <텍사스 살인마>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면서도 왠지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나 사실적이기 때문에. 방 안에 인골과 짐승뼈들이 가득하고, 푸줏간에는 사지절단된 사람고기가 즐비하지만 비현실적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애초에 <텍사스 살인마>는 실제로 벌어진 연쇄살인을 기초로 만든 영화다. 범인은 “베트남전에 반대한답시고 몰려다니면서 프리섹스나 즐기는 대학생”에게 적개심을 느낀 시골의 청년. <텍사스 살인마>는 분열되는 미국사회를 통렬하게 비난하는 영화였다. <텍사스 살인마> 한편으로 거장의 자리에 올라선 토브 후퍼에게 UFO와 외계인이라는 소재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니다. 토브 후퍼는 이미 85년 <뱀파이어 Lifeforce>와 86년 <화성의 침입자들 Invaders from Mars>을 통해 충분한 관심과 수련을 쌓아온 터였다. 특히 <뱀파이어>는 뱀파이어 전설을 외계인에 대입해 만든 고혹적인 SF호러영화였다. 입을 맞대는 순간 생명체의 모든 정기가 외계인에게 빨려들어간다는 설정은 익숙하지만 매력적이다. 토브 후퍼의 경력은 부침이 심한 편이다. <텍사스 살인마> 이후에는 별다른 작품을 만들지 못했다. <참극의 관 The Funhouse>이 그런 대로 괜찮은 편이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전기가 될 만한 때도 있었다. 공포물과 SF 등 B급영화에 애착이 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토브 후퍼를 초빙하여 <폴터가이스트 Poltergeist>의 감독을 맡긴 것이다. 하지만 유아취향의 스필버그와 엽기적인 상상력의 토브 후퍼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제작기간 내내 제작자와 감독은 싸웠고, 토브 후퍼는 편집과정도 제대로 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심지어 일부 장면은 스필버그가 대신 찍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86년 토브 후퍼는 전설의 부활을 꿈꾸며 <텍사스 살인마2 Texas Chainsaw Massacre2>를 만든다. 역시 전설적인 명배우 데니스 호퍼를 기용하였지만 결과는 완벽한 실패였다. 그후 토브 후퍼는 실패를 거듭한다. <바디백 Body Bags>(1993) <맹글러 The Mangler>(1995) 등 신작들은 범작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 영화감독사전,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