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들과 다를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식은 공장에 다닌다. 그 공장에는 친구인 용승과 겉으로 보기엔 편하게 살아가는 금희가 있다. 용승은 금희를 좋아하지만 금희는 오히려 한식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들의 공장에는 동남아 불법 취업자인 칸과 자키, 부토 등의 외국인이 힘겹게 한국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들의 꿈은 오직 하나 한국에서 돈을 벌어 가겠다는 것이다. 겨우 국민학교를 졸업한 자키는 이국 생활에 잘 적응하지만, 대학을 나온 칸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한국에서 적응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부토는 그런 칸을 사랑하지만 종교적인 벽에 부딪친다. 한식과 용승, 금희는 매일같이 어울려 다니지만 결코 마음의 벽을 낮추지 못하는데, 용승은 육체적인 힘으로 금희를 붙잡고, 또 외국인 노동자들을 철저히 무시한다.포토 (5)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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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지나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 대낮인데도 환한 백열등을 켜고 사람들이 분주히 일한다. 오가는 욕설 사이로 허우적대는 칸과 자키. 이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체류자이다. 쉽게 이 땅에 적응하지 못하면서도 고향에 두고 온 가족,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일한다. 이 땅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또 있다. 이방인들과 함께 일하는 한국인들이다. 대학을 중퇴한 한식, 고아인 용승. 이들은 소외되었다는 자괴감을 술로 위로한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학대한다. 하지만 이들 역시 현실로부터 억압받는 자일 뿐이다. 국적은 다를 뿐 진정 이들은 구별되지 않는다. 미래의 꿈을 잃고, 열기가 들끓는 세탁 공장 안에서 서서히 지쳐간다. 칸은 폭행당한 부토를 데리고 한국을 떠난다. 자키는 술에 찌들어 간다. 용승은 애인의 배신에 상처받는다. 한식은 캘리포니아의 꿈을 버리지 못하는 아버지로 인해 고통받는다. 이 타락한 시대상을 카메라는 정적으로 잡아낸다. '바리케이드'는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든 장애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쉽게 허물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영화 역시 이러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담지는 못한다. 암울한 화해를 이루는 마지막 장면이 시원한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인가.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