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은 행운, 두 번째 만남은 운명 그리고 마지막은 비밀이 된다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진 테니스 강사 ‘크리스’. 테니스 수강생이자 영국 부유층 자제인 ‘톰’과 친해지게 되면서 그의 여동생 ‘클로에’와 깊은 만남을 이어간다. ‘클로에’와 결혼을 약속한 ‘크리스’는 우연히 만난, 매혹적이고 섹시한 ‘톰’의 약혼녀 ‘노라’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되고… 안정적인 삶과 성공에 목말랐던 ‘크리스’는 차마 ‘클로에’를 떠나지 못한 채, ‘노라’와 위험한 사랑을 이어나가는데…동영상 (4)
씨네21 리뷰
운명에 대한 19세기적 선택, <매치 포인트> by 정한석 <매치포인트>는 웃음기가 없는 우디 앨런의 소수 작품 중 하나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유머의 자리가 비워지면 거기에는 잉마르 베리만의 그림자가 들어선다. 우디 앨런이 베리만을 존경한다고 말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고, 여러 번이다. 그건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영화적 탐구의 자세를 베리만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젊은 시절의 우디 앨런은 ... 코믹하지 않은 우디 앨런의 영화, <매치포인트> by 오정연 가난한 테니스 강사 크리스(조너선 리스 메이어스)는 상류층 친구 톰(매튜 구드)을 통해 그의 여동생 클로에(에밀리 모티머)와 그 가족들을 알게 된다. 신분 상승을 꿈꾸던 크리스는 클로에의 소개로 그녀의 아버지 회사에 취직하고, 클로에와 결혼하면서 꿈을 이뤄나간다. 그러나 그는 톰의 약혼녀였던 노라(스칼렛 요한슨)와 금지된 사랑에 빠져든다. 크리스를 향한 노라의 당연...-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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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도시 런던의 유혹more
- 런던의 모습을 생생하고 치밀하게 카메라에 담다. -
2004년 여름, 영화 매치포인트를 찍기 위해 런던으로 건너간 감독과 스텝들은 7월부터 tate modern 갤러리, 세인트 제임스 공원 그리고 거킨 빌딩과 같은 런던 명소를 돌며 본격적인 촬영에 도입했다. 세트가 아닌 실제 장소에서 찍는 걸 원한 이들은 로케이션 담당과 함께 마음에 드는 촬영지를 고르는데 몇 주를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따뜻한 톤을 위해 세트와 의상, 조명을 만드는데 열성을 다했다. 이런 정성을 하늘도 알았는지 런던의 시원한 여름 날씨와 회색 하늘 역시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결과 영화 곳곳에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런던 상류층의 모습과,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런던의 명소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팀웍이 단단한 스텝들과 꼼꼼하고 치밀한 감독, 열정적인 배우들, 거기에 촬영에 적합한 런던의 날씨까지. 마치 <매치포인트>의 성공을 예견하는 듯한 여러 요소들 덕분에 그림 같은 도시 런던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훌륭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영화에 집착한 열정적인 감독
- 스탭 및 배우들에게 존경 받을 수 밖에 없는 감독-
우디 앨런의 연출방식은 독특하다. 그는 비디오 모니터를 믿을 수 없어서 사용하지 않고, 대신 카메라를 통해 배우들의 연기 하나하나를 확인하며 수정사항을 세심하게 짚어냈다. 뿐만 아니라 준비가 철저하고 꼼꼼한 감독 덕분에 배우들은 세트장에 도착해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직접 각본까지 쓴 감독이지만 배우와는 시나리오 분석만 함께 할 뿐, 연기는 배우들의 몫이라 판단하고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이에 책임감을 느낀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배역에 충실했으며, 기대 이상의 생생한 인물연기를 보여줬다. 촬영을 마치자, 배우들은 믿고 맡겨준 우디 앨런에게 모든 공을 돌리며, 그를 감독으로서 높이 평가했다.
미술감독 짐 클레이, 그의 욕망이 창조한 훌륭한 세트들
- 영화의 핵심 장면 ‘갤러리씬’, ‘오페라씬’. 짐 클레이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나다. -
적은 예산을 가지고도 훌륭한 촬영지와 멋진 세트를 만들어낸 미술 총 감독 ‘짐 클레이’. 그는 촬영에 있어 부딪쳤던 많은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한 가장 큰 공로자였다. 영화 <스테이지 뷰티>와 <어바웃 어 보이>를 통해 감각적인 능력을 인정 받은 그는 <매치포인트>의 무대인 런던을 보다 생생하고 아름답게 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영화 속 중요한 크리스와 노라의 재회가 있었던 모던 갤러리씬과 로열 오페라하우스 씬. 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구상하던 그는, 런던 동쪽 끝에서 조심스럽게 고른 창고 건물에 우아한 갤러리를 새롭게 구성하고 근사함을 더해줄 특별 미술품들을 제작했다. 또한 오페라 씬을 위해서는 일링 스튜디오에 직접 무대세트를 만들어 어마어마한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를 완성해내기도. 이는 짐 클레이의 영화에 대한 욕망과 애정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