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티앙은 <앙드로마크>란 연극에서 남자 주인공인 피루스 역을 하면서 연출까지 맡는다. 3주에 걸린 리허설 동안 세바스티앙과 그의 아내이자 여주인공인 클레르와의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한다. 결국 세바스티앙은 클레르를 연극에서 뺴고 자신의 옛 애인에게 대신 그 역을 맡기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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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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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트의 세 번째 장편인 <미치광이 같은 사랑>은 그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새로운 길을 터주었기에 중요성을 부여받는 영화다. 이전까지 그가 만든 영화들이란 영화 만들기의 전통적인 방식, 즉 흥미로운 스토리의 발굴, 그것의 개발, 시나리오 쓰기, 촬영, 편집의 단계들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식의 과정을 통해 나온 것들이었다. 그러나 <미치광이 같은 사랑>에 이르러 리베트는 구상, 촬영, 편집이 굳이 나눠지지 않고 그것들이 서로 변증법적 긴장을 이루는 식의 영화 만들기를 시도하게 된다. 여기서 그는 장 르누아르와 장 루슈의 선례를 따라, 특정한 드라마의 설계도 없이, 배우들과 ‘함께’ 고안하고 상황에 반응해가는 과정 안에서 영화의 진로가 스스로 발생케 하는 식의 방법론을 실행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는 영화 자체가 말하는 영화가 만들어지길 원했다. 어쩌면 절대적으로 자유로부터 만들어진 듯도 한 영화는 라신의 <앙드로마크>를 무대에 올리려 하는 연극연출가와 배우인 그의 부인 사이의 관계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그린다. 하지만 리베트가 원한 것은 그저 절대 자유 속에서 이뤄진 창작의 과정이 아니라 그것을 ‘작가’의 절대적인 통제와 만나게 해서 나온 산물이었다. 삶과 무대 사이를 오가는 과정을 좀더 형식주의적인 35mm카메라와 다큐멘터리적인 16mm카메라로 나눠 찍게 함으로써 리베트는 열정과 광기가 맞대고 있는 시공간 안에다가 삶과 픽션의 복잡한 긴장관계가 새겨놓은 비범한 걸작을 만들어냈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