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의 거리>는 국회에 매춘방지법이 상정되어 있을 동시대를 배경으로 ‘꿈의 고향’이라는 유곽에서 일하는 다섯 여성들의 굴곡진 사연들을 교직해 보여주는 영화다. 자신의 마지막이 될 이 영화에서 미조구치는 후기영화들에서 특히 집착했던 미학주의(이를테면 유장한 롱테이크)를 굳이 고수하려 하지 않으며 흥미로운 현대 여성 보고서를 작성해냈다. 그런 점에서 <수치의 거리>는 만약에 미조구치가 더 살아서 영화를 만들었다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공상도 하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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