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대의 공산주의자 화가, 달팽이를 애지중지하는 변호사, 피곤에 찌든 의사, 외로운 여성 사업가. 오랜 친구인 이들은 매니저 파룩이 경영하는 바‘ 블랙&화이트’의 단골이다. 바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한 후, 이 희한한‘ 가족’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의 추억이 어린 장소를 수호하기 위해 파룩의 마음을 돌려보려 한다. 카메라는 모두 혼자인 인물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이들이 함께 시간을 나누는 정겨운 모습 또한 비춘다. 시종일관 잔잔한 리듬으로 변치 않는 우정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따뜻한 감독의 시선이 돋보이는 영화로, 죽은 이들을 추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서의 사진에 대한 언급이 가슴 뭉클하다.
(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more
(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