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즈스탄의 외딴 마을, 강가에 있는 작은 집에는 노인과 손녀가 광활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단조롭지만 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다. 어느 날, 도시로 돈을 벌러 나간 노인의 딸이 찾아와 집을 팔아 도시에서 함께 살자는 제안을 하고, 고민하던 노인은 손녀와 함께 딸이 있는 도시로 나가기로 한다. 하지만 이혼하고 혼자 사는 딸은 이미 가진 돈을 다 잃은 빈털터리 신세이고 거주할 곳도 없는 형편. 고향에도 도시에도, 어느 한 곳 머물 곳 없는 이들은 마지막 선택의 갈림길에 다다른다. 작년 중앙아시아 특별전을 위해 부산을 찾았던 키르기즈스탄을 대표하는 마랏 사룰루 감독의 신작으로, 척박한 도시 그 어디에도 거주할 곳 없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키르키즈스탄의 현재를 서늘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 거대한 자연과 대비되는 황폐한 도시의 모습, 그리고 절제와 응시의 시선으로 차곡차곡 담아낸 한 가족의 여정이 가슴 먹먹한 감동과 공감으로 남는 영화다.
(김영우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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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