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테헤란 외곽의 허름한 공장에는 이란 사람들과 아프간 난민들이 섞여서 일을 하고 있다. 마로나는 고향 아프가니스탄에서 폭격으로 집과 어머니를 잃고, 한때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이란으로 넘어왔다. 그녀는 아버지를 여의고 삼촌 공장에서 일하는 이란 청년 사베르와 몰래 연애를 한다. 낡은 컨테이너는 그들을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시선으로부터 지켜줄 작은 은신처다. 가진 것이 없어도 꿈과 희망을 키워가며 예쁜 사랑을 하지만, 마로나의 아버지가 불법취업자임이 발각되면서 곧 아프간으로 다시 쫓겨날 처지가 된다. 순수한 사랑에 대한 찬사를 담고 있지만, 그 사회적 무게감은 불편하다.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 더욱 그렇다. 전쟁도, 보수적인 사회도 그들이 선택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잘못도 아닌 탓에 고통 받는다. 어쩌면 그 때문에 그들의 사랑은 더욱 빛이 나는 지도 모르겠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연출은 데뷔작임을 의심케 할 정도다.
(박성호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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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