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교사인 니라는 꼬마 요아브가 시 창작에 놀랄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요아브의 시적 재능을 응원하고 북돋아주고자 하지만, 동시에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요아브의 언어들을 자신의 시 인양 지인들과 공유하면서 니라의 순수했던 의도는 점점 변질된다. 니라의 속뜻를 알게 된 요아브의 아버지는 분노하며 접근금지를 요청하고, 요아브를 향한 그녀의 비정상적인 집착은 급기야 유괴라는 극단적 행동으로 발전한다. 2011년 <경찰관>으로 세계영화제의 주목을 받은 이스라엘의 나다브 라피드의 <시인 요아브>는 예술적 경험과 창작의 욕망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예술은 어떤 정신에 의해 창조되며 이를 온전히 경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니라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능력과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까지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 사이의 간격을 체화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순수예술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지금 마냥 비난할 수 만은 없는 어떤 공감을 자아낸다.
(박진형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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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