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표지 모델이 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비안은 남자친구와 여러 명의 연인들이 있지만 여전히 "참된 관계"를 갈망한다. 리사는 흑인하고만 잠자리를 가진다. 그녀는 혼자 살지만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때때로 가슴, 입술, 코를 고치며 술과 코카인에 빠져 산다. 탄야는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하고 정기적으로 타로 카드 점을 치고 카메라는 모델들의 성관계에 초점을 두고 돌아가는데...
more
- 제작 노트
-
울리히 사히들의 다큐멘터리에서 대상에 대한 카메라의 태도는 인류학적이다. 현미경적인 관찰을 통해 그는 한 개체를 집단적 무의식 또는 시대, 환경의 산물로 해석한다. <모델>은 희망과 판타지, 허망함, 비극의 궤도를 그리는 젊은 모델들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 극영화에 필적하는 극적 구성을 가진 이 영화는 사랑을 갈구하는 외롭고 고독한 유럽인의 내면을 파고든다. 사히들의 탁월함은 피와 살을 가진 연약한 인간으로 이들을 그려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로 주제를 확대해가는 방식이다. 브래지어 안에 휴지를 넣고, 마약과 섹스에 탐닉하면서 임신을 걱정해야 하는 모델들은 영혼이 없는 자본제적 소비재의 초상을 보여준다. 최대한 단조로운 톤으로 그려지는 모델들의 일상은 냉랭하게 묘사된다. 다큐멘터리의 자연주의와 고도로 계산된 미장센이 조화를 이룬 여러 장면에서 프레임 내부의 비어있는 여백, 고정 카메라 정면을 응시하는 카메라 등 사히들의 전매특허가 된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more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