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밀어내는 주문>은 실험영화 감독인 벤 리버스와 벤 러셀의 공동연출작이다. 상이한 스타일의 두 예술가는 이 영화에서 주제와 형식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영화는 세계화의 영향력 속에서 타자로 남아있는 지정학적 공간에 대한 민속지적인 탐색을 보여준다. 흑인 뮤지션 로버트 A.A.로우가 분한 익명의 주인공은 세 개의 서로 다른 지역을 여행한다. 먼저 에스토니아의 작은 섬에 모여 사는 코뮨의 일원으로 생활한다. 이어서 핀란드의 황무지를 홀로 횡단하고, 마지막으로 노르웨이의 블랙 메탈 밴드에 합류한다. 세 단락 사이의 유기적인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 인물이 서로 다른 인생의 국면을 따라 이동하는 이야기는 진실한 공간을 개척하려는 여정에 대한 세 폭의 그림을 보여준다. 집단적인 삶에서 완전한 침묵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노마드적인 표랑의 종착지가 어디인가 추정하는 것은 녹록지 않지만, 정처 없는 발길을 따라가는 장소들은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와 시적인 명상의 순간들로 채워진다. (장병원)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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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