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네 명의 유망한 타이완 감독들이 각각 한국, 프랑스, 칠레 그리고 이란에서 온 파트너 감독과 함께 네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어 완성한 옴니버스 영화다. 이전에 서로를 알지 못했던 젊은 감독들은 타이페이에서 만나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공동연출로 작품을 완성하였다. 첫작품 <돼지>는 사회의 주변부 인물들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려는 이야기다. 모든 것은 순환하고 윤회하는 가운데, 잠시 멈춰선 이들에게도 단비는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침묵의 망명자>는 근현대 아시아의 아픔인 미얀마 군사정권의 학살과 히로시마 원폭에 관한 다소 실험적인 영화다. 고통의 산 증인들과 산증거들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반문하고 있다. <멋진 여행>은 깊이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부유하는 한 타이완 여자가 칠레로 떠나려는 과정을 준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서없이 부유하듯 흐르는 카메라는 상실된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새로운 주소>는 가장 흥미로운 단편으로 어느날 갑자기 마법처럼 사라진 집을 찾아 떠나는 중년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평범해보이는 일상 넘어 도시인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흥미롭고 안정적인 연출로 담아내고 있다.
(박성호/2013년 18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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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2013년 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