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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The Dinner The Dinner

2013 한국 15세이상관람가

멜로·로맨스, 드라마, 가족 상영시간 : 125분

개봉일 : 2014-01-23 누적관객 : 2,126명

감독 : 김동현

출연 : 정의갑(인철) 박세진(혜정)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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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붙잡을 새도 없이 떠나가고
불행은 예기치 않은 손님처럼 불쑥 찾아온다!

은퇴 후 소일하며 여생을 보내고 있는 노부부는 경제적으로 쪼들리지만 그럭저럭 살고 있다. 장남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고, 딸이 이혼 후 자폐증을 가진 아들을 홀로 키우고, 대학을 졸업한 막내가 아직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부부의 근심거리들이다. 그런데 아내의 생일날, 여느 때와 다르게 자식들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다. 이유는 있었다. 장남 인철은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몇 달째 먹고 살 길을 찾고 있으며, 딸 경진은 지병인 심장병이 더욱 악화되고 있었던 것. 그날 밤, 인철에게 막내 인호의 전화가 다급하게 걸려온다. 인철은 뜻하지 않은 사고에 휘말린 막냇동생과 여동생 문제까지 해결하느라 홀로 동분서주하지만 무엇 하나 수습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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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5명참여)

  • 7
    김혜리‘위험사회’에서 장남으로 산다는 것
  • 6
    박평식모래가 씹힌다
  • 7
    유지나가족이란 터전, ‘장남-되기’로 그 판타지 봉합될까?
  • 7
    이용철내 가족을 편히 바라보게 됐다
  • 5
    황진미다 좋은데, 단순사고를 형사사건으로 만드는 건 무리
제작 노트
[ABOUT MOVIE 1]
1959년 [오발탄]... 2014년 <만찬>
당대의 현실을 오롯이 보여주는 ‘시대의 텍스트’!

1959년 발표된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은 해방촌을 무대로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당시 서민들이 겪고 있던 혼란을 고스란히 담아낸 걸작이다. 실향의식과 생활고를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세밀하게 묘사해 분단 이후 초기 한국 문단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해방 후 월남하여 계리사 서기로 근무하고 있는 주인공 송철호. 그의 집에는 치매에 걸린 노모와 만삭의 아내, 영양실조에 걸린 딸, 상이군인이 되어 돌아온 동생 영호, 양공주가 된 여동생 명숙이 산다.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듯 저마다 사회적 문제를 대변하고 있는 가족구성원들은 마치 오발탄처럼, 잘못 발사되어 목적지를 잃은 탄환처럼 1959년의 한국 사회를 떠돈다. 1961년 유현목 감독은 동명의 영화를 연출, 당대 최고의 스타인 김진규, 최무룡 등이 출연해 원작의 주제의식을 생생히 스크린으로 옮겨와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영화 <오발탄>은 현재까지 명실상부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걸작이다. 그리고 2014년, 세월은 흘렀으나 서민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먹고 살 길은 막막하고,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며, 마음 먹은 대로 살아지는 삶이란 건 없다. 청년실업, 명예퇴직, 가계부채, 소득격차, 노후빈곤 등의 단어가 난무하는 텔레비전 뉴스는 속을 답답하게 하고, 텔레비전을 끄고 돌아보는 자신의 집 안 풍경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이 새삼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는 시대, 바로 지금 여기 2014년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한 가족이 관객들을 만난다. 은퇴 후 자식들이 보내주는 생활비로 근근이 살아가는 노부부와 갑작스러운 명예퇴직 후 생계를 걱정하면서 가족의 고민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장남 인철, 불임으로 맘고생하는 인철의 아내 혜정, 화물운송과 대리운전으로 열심히 돈을 모으지만 학자금대출조차 갚지 못해 괴로워하는 막내 인호, 이혼 후 홀로 자폐증을 앓는 아이를 키우며 동분서주하는 워킹맘인 딸 경진의 모습은 「오발탄」 속 가족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지지만 <만찬>은 엄연히 1959년이 아닌 2014년의 생생한 이야기다. 냉정하리만치 사실적이고 세밀한 묘사로 그려낸 <만찬>은 2014년 대한민국의 현재, 서민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삶의 이면을 직시한다.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이야기, 어쩌면 바로 자신이 겪고 있는 이야기, 그렇기에 오히려 익숙함에 무뎌진 이야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와 다시 관객들과 만난 순간, 관객들은 그 생경한 낯섦 뒤에 다가오는 공감과 감동으로 비로소 시대에 대한 인식과 함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ABOUT MOVIE 2]
<계몽영화><밍크코트>를 잇는 웰메이드 가족영화 <만찬>
우리 시대 가족 멜로드라마의 새로운 고전!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삶의 가장 많은 시간을 공유하지만 서로의 속마음을 온전히 내보이기엔 때론 너무 구차해지고 때론 너무 지리멸렬해지는 관계, 가족. 가장 가깝고도 먼, 가장 익숙하고도 낯선, 가장 사랑스럽기에 가장 미워할 수밖에 없고, 서로를 걱정하면서도 가장 냉정해질 수 있는 이름, 가족. 그간 상업영화 속 가족은 사랑해야만 하는 관계, 갈등을 반드시 풀어나가 화해로 감싸 안아야 하는 존재로 그려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젊은 시절 가족을 내팽개치고 방황하던 아버지가 불치병에 걸려 돌아와 딸 앞에서 눈물로 반성을 하거나, 철없이 반항하던 자식이 뒤늦게야 비로소 어머니의 희생을 깨닫고 개과천선하는 이야기는 너무도 흔한 도식이 된 지 오래다. 허나 독립영화가 다루는 가족은 보다 사실적이고 그래서 감히 더욱 진실되다.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족 3대의 이야기를 보여준 박동훈 감독의 <계몽영화>(2009)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모인 가족들을 통해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이후, 신군부시대를 지나며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와 삶의 궤적을 함께한 한국 중산층 가족의 모습을 그리며 과거의 선택이 어떤 현재를 이루어왔는지 보여준다. 일제시대 친일로 부를 축적한 조부모, 개발독재시대 속에 가부장의 화신이 된 아버지와 그의 폭력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은 딸의 모습은 그저 한 가족의 사적이고 내부적인 문제가 아닌 우리 시대가 겪고 있는 세대 간의 사회적 갈등을 상징한다. 2011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되어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여자배우상, 시민평론가상 2관왕, 2011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에 빛나는 신아가, 이상철 감독의 <밍크코트>(2012) 역시 시대의 가장 아픈 부분을 고스란히 지닌 가족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다. ‘8개월째 연명치료로 숨을 부지하고 있는 노모의 호흡기를 뗄 것인가’라는 문제 앞에서 각기 다른 경제적 상황과 종교적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족 구성원들의 모습은 가족이라는 이름이 때로는 핏줄로 견고하게 엮인 가시덤불처럼 잔인한 감옥일 수 있음을 역설한다. 두 작품 모두 극장 개봉하며 웰메이드 가족영화로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한 지붕 아래 한 밥상을 두고 앉아 숟가락을 부딪치는 사이, 어쩌면 그게 바로 가족의 가장 단순한 의미일지 모른다. <만찬>은 자식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노부모의 처지, 명예퇴직으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한 와중에도 노부모는 물론 동생들의 사정까지 염려해야 하는 장남의 입장,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사는 딸과 사회 속에서 고군분투하지만 온전히 제 밥벌이를 하지 못하는 막내아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대 평범한 서민 가족의 현실을 보여준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온가족이 둘러 앉아 밥 한 끼를 먹기가 힘든 시대, <만찬>의 가족들이 꿈꾸는 만찬 역시 엄마표 김치찌개가 보글거리는 소박한 밥상일 뿐이다. 관객들은 <만찬>을 통해 삶의 행복에 대한 저마다의 질문과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BOUT MOVIE 3]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는 물론 TV드라마, 연극, CF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펼치고 있는 주조연 배우들의 호연!

정의갑, 박세진, 전광진, 이은주, 김수복, 백낙순… <만찬>의 크레딧 속 배우들의 이름들은 다소 낯설지만, 스크린 위 그들의 연기 앙상블은 결코 어색하지 않다. 가족의 삶이 지닌 무게까지 모두 짊어진 책임감 강한 장남 인철, 예기치 않은 불행과 불운으로 흔들리는 가족을 사랑으로 감싸 안는 며느리 혜정, 성실하게 살았지만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고 갑작스레 겪은 커다란 사건으로 인한 불안으로 점점 망가져가는 막내아들 인호, 자폐증을 가진 아이를 홀로 키우며 고군분투하는 딸 경진, 자식들을 안쓰러워하고 걱정하면서도 자식들에게 기대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의 노부모. 우리 주변에서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을 가족의 모습을 실제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게 표현해낸 배우들의 호연은 단연코 <만찬>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KBS 슈퍼탤런트로 데뷔,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과 만나온 정의갑은 주로 사극 드라마에서 보여준 선굵은 연기 대신 섬세하고도 절제된 내면 연기로 인상적인 호연을 펼쳤다. 가족 구성원들이 겪는 크고 작은 고민을 홀로 해결하려고 분투하는 장남으로 분해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주도해 나가며 영화의 중심을 세웠다. <빈 집><애인><박수건달><음치클리닉> 등 다양한 장르 영화의 조단역으로 활동했으며, 특히 2012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초청작 <가시>의 주연으로 주목받은 박세진은 가족 모두를 사랑으로 감싸 안는 며느리 혜정을 유연하게 연기했다. 연극 무대에서 그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으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온 전광진과 이은주는 영화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게 하는 연기력으로 막내아들 인호와 딸 경진으로 분했다. CF와 TV 재연 드라마 등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실버 배우 김수복과 백낙순은 과도한 꾸밈 없는 담백한 연기로 우리 시대 부모의 모습을 오롯이 보여주었다. 내 주변의 이야기, 혹은 마치 내 가족의 이야기로 느껴지는 <만찬>의 장면 장면들은 내 아버지, 내 어머니, 나의 형제와 자매를 보는 듯 사실적인 연기를 성실하게 보여준 배우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의미 있는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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