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위대한 고찰!
40여 년 전 소설 한 권을 끝으로 더 이상 책을 쓰지 못하는 젭은 로마 1%의 삶을 누리는 셀러브리티이다. 하지만 어떤 화려한 파티와 예술도 그의 마음을 울리지 못하고, 65번 째 생일파티가 지난 어느 날 첫사랑의 부고 소식을 들은 후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을 반추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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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위대한 고찰!
40여 년 전 소설 한 권을 끝으로 더 이상 책을 쓰지 못하는 젭은 로마 1%의 삶을 누리는 셀러브리티이다. 하지만 어떤 화려한 파티와 예술도 그의 마음을 울리지 못하고, 65번 째 생일파티가 지난 어느 날 첫사랑의 부고 소식을 들은 후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을 반추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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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OVIE 1more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를 잇는 가장 로마적인 이야기
신성함과 세속성이 혼합된 로마의 민낯에 대한 냉철한 시선!
<그레이트 뷰티> 의 로마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적인 아름다움 외에 주요한 정서를 관통하고 있다. 이탈리아 제작자와 감독, 배우들이 모여 만든 가장 로마적인 영화로서, “현대 로마 상류층의 방탕한 세계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멜랑콜리한 분위기의 절묘한 조합.”(San Francisco Examiner), “씁쓸하면서도 달콤하고 초현실적이다.”(New York Daily News)는 평처럼 이 도시의 양면을 깊이 있게 포착해냈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위대한 순간'이 스러져가고 있는 현대의 로마를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가 가장 냉정하게 바라보았듯 말이다. 한편, 이탈리아의 만연한 무기력과 타락의 정조를 거대한 난파선에 비유하려 했다는 감독은 로마를 “경이로움과 위대함의 안식처가 아니었던 적이 없던 도시, 속물적인 사람들의 출현에도 스스로 생존해온 도시”라고도 칭했다. 젭은 이를 완벽하게 닮은 캐릭터로, 그 자체를 로마라 불러도 무방할 테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일부러 낭비하고 깎아 내리거나 농담밖에 하지 못하는 우리들을 측은히 여기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곤 한다. 그러나 모든 행위들이 가치를 잃어가는 때에도 아름다움이란 ‘생존’하려는 것이어서, 물질세계에 몸을 맡긴 현대의 로마는 여전히 500년 역사의 신화적 아우라를 지닌 로마이다. 이것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로마’이다.
ABOUT MOVIE 2
40년 만에 듣게 된 첫사랑의 부고, 아름다움에 대한 근원적 노스탤지어!
인생의 가장 빛났던 순간으로의 가슴 뭉클한 여행!
26살, 나폴리에서 로마로 온 한 남자는 상류사회에 휩쓸리듯 스며들었고 그 안에서도 왕이 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사교계의 왕’은 바로 유명 잡지에서 인터뷰어로 활동하고 있는 65세의 젭 감바르델라다. 40년 전 발간했던 첫 소설 ‘인체기관’으로 권위 있는 상을 받았던 소설가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첫사랑의 죽음을 듣게 되고 애써 외면하려 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언제인지를 묻는다. 젭에게는 첫사랑을 만났던 18살이었고, 몰락 귀족에게는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던 유년시절이었다. 화양연화는 꽃처럼 빨리 져버리는 짧은 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영화는 ‘삶은 모두 소설과 같은 허구이며, 죽음으로 향하는 여행’ 이라는 셀린느의 <밤의 끝으로의 여행>을 인용하여 시작한다. 영화 내내 짙게 깔린 허무의 정체는 40여 년 동안 아무것도 쓸 수 없었던 젭의 비밀과도 이어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지만 실상은 가짜인 예술가들에게 진절머리가 난 그는 아무리 좋은 집과 옷, 음식, 쾌락이 일상으로 이어져도 마음을 울리는 ‘위대한 아름다움’에 도저히 닿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이는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삶의 수많은 선택들 중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인가에 따라 각자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젭의 시간은 흘러 죽음으로 점점 다가가고 있는데, 그의 아름다움은 18살의 기억에 멈춰있다. 무의미한 잡담으로 시간을 버리고 있는 젭이 불현듯 “원하지 않는 일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부터, ‘진짜’를 찾아 나서게 되는 결정적 계기다. 젭은 결국 모든 것은 속임수라고 말한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은 리얼리티를 전하기 위해 만든 영화조차도 가공의 산물이라 했다. 젭이 40년 만에 깨달은 것도 이 말의 연장선에 있을 것이다. 언뜻 회의론적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진실이 담겨있다. 그것만으로도 갇혀있던 세계를 깨고 나온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젭은 이때 관객들을 똑바로 쳐다보며 보다 직접적으로 말을 건넨다. 말하자면 <그레이트 뷰티>는 관객 모두가 젭의 시선을 빌려 떠나는 자신 내면으로의 여행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영화는 삶의 궤도를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존재할 인생의 가장 빛났던 순간을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그려내 애틋함을 전한다. 마지막까지 마음을 저미는 여운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다.
PRODUCTION NOTE 1
로마 1%의 눈부시게 화려한 일상!
구찌, 아르마니, 베르사체, 발렌티노, 베네통의 나라, 이탈리아 미중년의 수트 패션을 주목하라!
구찌, 조르지오 아르마니, 베르사체, 발렌티노, 베네통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탄생지인 이탈리아는1975년 개최된 밀라노 컬렉션이 파리, 런던과 함께 세계 3대 컬렉션으로 손꼽힐 정도로 패션의 나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레이트 뷰티>는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로마의 화려한 향락의 세계를 누리고 있는 1%의 삶을 다루었으니, 미중년들의 완벽한 수트 패션이 궁금할 만하다. 미리 말하자면, 얼마나 기대하든 그 이상으로 눈이 즐거울 영화다. 로마 최고의 셀러브리티인 젭은 65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센스 있으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코디를 뽐낸다. 비비드한 색상의 블레이져로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는데, 이는 세계 3대 명품 수트라 꼽히는 ‘체사레 아톨리니’ 제품으로 수준 높은 클래식 수트를 제작하는 테일러에게 수여되는 사르토 칭호를 받은 곳이다. 4대째 내려온 사르토 집안이 만든 브랜드 ‘볼리올리’ 수트도 볼 수 있다. 감탄이 절로 나왔던 올 화이트룩은 의상 디자이너인 다니엘라 시안시오가 ‘마지 피렌체’ 제품의 파나마 모자로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에 쓰인 수량만 200개가 넘는다고 할 만큼, 각양각색의 행거칩으로 멋을 내는 것이 그만의 시그니쳐 패션이다. 가끔 착용하는 넥타이는 ‘아르마니’와 ‘티노 코즈마’ 제품이다. 평소보다 더 사색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싶을 때는 오버사이즈 안경을 착용케 했는데 ‘룩소티카’ 제품으로 페데리코 펠리니 <8과 1/2>(1963)의 마르첼로 마스트로아니에 대한 오마쥬라는 것이 그녀가 밝힌 후일담이다. 이외에도 신화적인 분위기를 더했던 라모나의 검푸른 망또는 ‘지오바나 그릴로’의 제품이며 ‘라우라 비아죠티’를 비롯, <다빈치 코드>(2006), <오션스 트웰브>(2004), <해리포터> 시리즈의 의상디자인을 하는 등 활발한 영화의상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안나모드’에서 제작한 여성 드레스들 역시 매혹적이다.
PRODUCTION NOTE 2
필름만이 가진 풍부한 색채
로마의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까지 포착하다!
<빵과 튤립>(2000), <사랑을 카피하다>(2010)와 같은 작품으로 국내에 알려진 루카 비가지 촬영감독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과 <사랑의 결과>(2004), <패밀리 프렌드>(2006), <일 디보>(2008), <그레이트 뷰티>(2013)까지 총 4작품을 함께 한 사이이다. 두터운 관계를 증명이라도 하듯, 오히려 감독은 촬영감독에게 미리 가이드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레이트 뷰티>에서는 유독 빠른 컷들이 연속되거나 롱테이크와 같이 난이도 높은 영상이 많이 등장하는데, 감독은 오히려 촬영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본 후 어떤 조명을 써야 할 지 먼저 해석해보게 한다고 한다. “이번에는 그가 조명을 이동시키는 아이디어가 아주 좋았어요. 이 영화에선 조명이 고정돼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죠. 난 그저 그 정도만 주문했고, 나머지는 그가 알아서 했어요. 서로를 아주 잘 아니까요. 우린 영화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지 않아요. 그냥 하는 거죠.”라는 감독의 말에서 루카 비가지 촬영감독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느껴진다. 평소 낯선 시도를 좋아하는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을 언제나 만족시킨다는 루카 비가지 촬영감독은 <그레이트 뷰티>에서는 다른 영화들이 바라보지 못했던 시선으로 새로운 카메라 워킹을 만들어냈고, 웅장한 로마의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