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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년왕사

童年往事 The Time to Live and the Time to Die

1985 대만

드라마 상영시간 : 137분

누적관객 : 909명

감독 : 허우 샤오시엔

출연 : 매방(어머니) 소애(언니) more

  • 네티즌9.33
1947년 가족과 함께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주인공 아하의 유년시절에서는 죽음의 그림자가 걷힐 날이 없다. 곧 귀향할 요량으로 대나무 가구만 장만했던 아버지는 끝내 돌아가지 못한 채 폐렴으로 눈을 감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는 본국에 돌아가겠다며 툭하면 집을 나간다. 아하는 점점 사회의 폭력에 익숙해져 가고, 어머니는 암으로 병원에 입원한다. 그 사이, 항상 집에 누워 계시던 할머니가 며칠 동안 그대로 방치돼 개미가 들끓는 시신으로 발견된다.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어린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로 유년기의 절망과 시적 감정에 역사의 무게를 담아내고 있다.

베를린 영화제 국제 비평가상을 수상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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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동년왕사>는 80년대 초반부터 태동한 대만 뉴웨이브가 극적으로 성숙의 계기를 맞았으며 동시에 허우샤오시엔이라는 거장을 배출한 움직임이었음을 알리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가 나온 2년 뒤에 대만영화의 뉴웨이브 선언이라 할, 일군의 평론가와 감독들이 모여 작성하고 서명한 `신대만영화선언`이 발표된 데서 알 수 있듯이, 대만 뉴웨이브는 척박한 영화산업형편에서 순전히 영화인 스스로의 자각을 바탕으로 고투한 영화운동이었다. 대만 영화감독들에게는 비판적으로 극복해야 할 바람직한 자국의 영화전통이 없었다. 대신에 그들은 역사와 현실에서 자기의 목소리를 찾는 작가영화 노선에서 지향을 봤다.

<동년왕사>는 그런 노선의 가장 적절한 모범처럼 보였다. 평범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이었지만 유학파 감독들과 뜻을 같이하며 뉴웨이브의 실질적인 리더로 떠올랐던 허우샤오시엔은 2년 연속 낭트영화제 대상을 받은 <펭케이에서 온 소년> <동동의 여름방학>을 통해 자전적 이야기로 역사에 접근하는 작품세계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동년왕사>는 위 두 작품과 <연연풍진>으로 이어지는 허우샤오시엔의 `전기 4부작` 가운데 가장 자전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은 그 어느 영화보다 가장 우뚝 솟은, 뛰어난 형식미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동년왕사>를 통해 비로소 허우샤오시엔은 긴 호흡의 느린 화면으로 형식을 이루는 그의 길게 찍기 미학을 궤도에 올려놓았으며 느릿느릿 이어지는 화면의 이음매 사이에 개인의 성장사와 역사의 장을 동시에 꿰는 성숙한 시선을 보여줬다.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에 이르는 주인공의 성장담을 다루면서 허우샤오시엔은 본토에서 대만으로 온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뿌리에 대한 강박감과 이주해온 땅에서 스스로 성장해가며 정체성을 쌓아가는 아이들 세대의 삶을 한 화면 안에 담담하게 펼친다. 그리고 화면 바깥에서는 무심한 듯이 격렬한 대만역사의 한 자락이 전개되고 있다. 허우샤오시엔은 몇년 뒤 <비정성시>를 통해 좀더 역사에 다가갔다. <동년왕사>는 페데리코 펠리니의 <아마르코드>에 비할 만한 뛰어난 성장영화이며 동양적인 호흡으로 파고들어가는 형식미가 무엇인지를 실감시킨 이 시대의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 씨네21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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