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로 투옥중엔 바나프세흐는 삼 일 간의 가석방 기간 동안 몰래 국경을 넘어 해외로 빠져나갈 계획을 세운다.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 나세르가 국경을 넘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같은 재소자이자 친구들인 하니야와 호마 역시 그녀와 함께 국경을 넘는 여정에 동참한다. 하지만 여성에게 더욱 억압적인 이란 사회에서 이 세 명의 여자들이 겪을 여정이 편안할 리 없다. 신분증이 없기에 허름한 여관에서조차 받아들여주지 않는 처량한 신세에다, 항상 서로의 뜻이 맞지도 않는다. 하지만 결국 서로 웃고 떠드는 소소한 시간들을 통해 여정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가까스로 만나게 된 아이 아빠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바나프세흐에게 더 이상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데… 여러 단편 영화와 첫 장편으로 로카르노를 비롯한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이름을 알려온 나기 네마티 감독은 그의 두 번째 장편에서도 낯설고 거친 환경 속에서 결국 사람 때문에 사람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