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4일(불기 2554년)
부처와 예수가 비로소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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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을 시작으로 <위대한 침묵>, <회복> 등 연이은 종교 다큐멘터리의 열풍은 일반 극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최근 개봉한 종교 영화가 대부분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할>은 불교를 중심으로 천주교의 교리를 아우르는 특별한 이야기로 종교 영화 열풍을 이어간다. 불교 선종(禪宗)에서, 그릇된 생각이나 미망(迷妄) 등을 꾸짖어 깨우침을 주는 격려의 소리를 뜻하는 ‘할’(喝). 영화 <할>은 우천과 큰스님 청송이 화두여행에서 주고 받는 선문답과 천주교의 성경 구절을 교차시켜 보여주면서 인생의 참된 의미에 대한 성찰의 시간의 제공한다.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서 형제처럼 자란 고아 우천과 미카엘은 함께 성장하면서 풀리지 않는 종교적 갈등을 겪게 되고, 신부가 된 미카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천은 출가의 삶을 선택한다. 그리고 큰스님과의 만남을 통해 ‘부처수업’이라는 이름으로 1박 2일 간의 여정에 오른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산천을 돌아다니며 HD카메라(DSLR 5D MARK2)로 담은 수려한 경관과 섬세하게 담은 자연의 소리는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백미다. 개봉 확정과 함께 공개한 티저 포스터 또한 불교의 엄숙함과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짙은 어둠 속에 우천의 뒷모습과 그의 머리 위에 놓인 꽃 한아름. 마치 우천의 머리에서 피어난 것 같은 꽃의 이미지는 큰 스님과의 여정을 통해 깨달음에 이른 그를 대변하는 듯하다. 웃음과 재미를 주는 영화의 단순한 목적을 뛰어넘은 <할>의 깊은 주제의식은 답답한 도시에 갇혀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영화의 또 다른 경지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