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밀려나고 있는 것 같아. 아니 이미 밀려났지.” 노인의 말에 또 다른 노인은 “식상하다”고 말한다. 주인공인 4명의 노인들은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을 했던 이들이다. 목숨을 건 거사에 실패한 뒤, 목숨을 부지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그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주변부에서 밀려나고 있다. <레지스탕스>는 사라져가는 존재에서 기억될 존재로 변신을 꾀하는 노인들의 이야기다. 대사처럼 식상할 수 있지만, 이들이 국가를 대상으로 테러를 모의한다는 점에서 노인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을 볼 수 있다. 숨겨놓은 총을 다시 정비하고, 사제폭탄을 만든 그들은 새로운 거사 전날, 술과 대마초를 즐기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영화는 이들의 모습을 여유로운 톤으로 담는 한편, 장르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4명의 배우들이 묘사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사실적이면서도 멋스럽다. <마더>의 변호사 여무영과 고물상 노인 이영석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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