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주년을 맞은 인디포럼과 <씨네21>이 제작하는 옴니버스 영화. 장건재, 임철민, 김성철, 이종필, 기채생, 채기, 신수원, 최아름, 정지연, 김종찬, 박종빈·박재평(공동연출), 김민경, 신이수, 이진우, 장훈 등 16명의 감독이 최근 독립영화의 최대 화두인 '자생'을 주제로 5분 내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장건재 감독의 <터미널>
약속시간에 도착한 미정은 자신을 데리러 오기로 한 사람을 기다린다. 하지만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미정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걸어간다.
임철민 감독의 <228>
고시원에 살고 있는 나의 옆방으로 어느 날 조선족 여성이 이사를 온다. 코리안 드림을 꿈꿨던 그녀는 이곳을 떠났지만, 번호 붙여진 채 남겨진 그녀의 물건들에게서 종종 벽틈 사이로 들리던 그녀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김성철 감독의 <배우 인터뷰>
사무실, 병원, 술집 등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배우들의 리얼 인터뷰.
이종필 감독의 <살아 남아야 한다>
어려보이지만 성인인 듯 보이는 그녀는 밤거리를 걷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데, 그 일이란 참 거러운 일이다.
일종의 범죄이기도 한데, 그녀의 속사정을 알게 된다면 결국 그것은 실재가 아니라 비유가 될테니 비난보다는 연민을 가지게 될 것이다.
돈 앞에 생존과 죽음이 왔다갔다 하고 있으면 아마도 15년의 시간이 경과되고 누군가가 그녀의 무덤을 찾아온다.
기채생 감독의 <마치 낮도깨비처럼>
5월의 광주는 많은 축제로 들썩인다. 그 축제들을 뒤로 하고 한 무리의 청년들이 망월동 묘지에서 각자의 악기로 연주를 한다.
채기 감독의 <건강>
5월의 광주는 많은 축제로 들썩인다. 그 축제들을 뒤로 하고 한 무리의 청년들이 망월동 묘지에서 각자의 악기로 연주를 한다.
신수원 감독의 <집>
부모가 가출한 채 홀로 살고 있는 중학생 준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지붕과 담벼락이 사라진 집에서 그대로 누워있었다. 밤새 철거가 되어 사라진 집. 준은 필요한 가재도구와 이불만 챙긴 채 폐허가 된 집을 나온다. 갈 곳이 없는 준은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다가 비가 내리자 공중 전화박스 안에 들어가는데.
최아름 감독의 <2020 농사꾼>
원래 낚시를 하던 현철은 2010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풀 한 포기 없던 자전거 도로가 드디어 푸르른 논밭이 된 2020년. 근데 또 다시 포크레인이 쳐들어온다.
정지연 감독의 <봄봄>
앞이 안 보이는 소녀가 동네를 산책한다. 방향에만 집중하며 걷고 싶지만 동네에 만연한 봄 기운이 자꾸 기분 좋은 생각이 들게 한다.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걷다 보니 어느 순간 길을 잃고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소녀는 서둘러 길을 찾기 보다는 지금 얼굴을 내리쬐는 햇빛을 더 만끽하고 싶다.
김종찬 감독의 <엄마가 말했다>
죽은 남편에게서 물려받은 유일한 기술, 구두 닫는 여인.
평소와는 다르게 유난히 장사가 잘 되는 오늘 손님들과 즐겁게 대화한다.
하지만 손님들의 구두가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비슷하게 더렵혀져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조심스럽게 아들의 사진을 숨긴다.
아들과 함께 걸어가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한다.
“아무리 어려워도...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박종빈,박재평 감독의 <벌거숭이>
번쩍, 기억 속에서, 번쩍, 벌거숭이가.
김민경 감독의 <핑퐁>
희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많은 발들이 빠르게 움직인다. 여기저기 울려퍼지는 함성. 아니 고래고래 뛰는 사람들. 휴일 학교 주변을 지나가다 축구경기를 구경하던 영민과 준영. 골이 터지는 순간, 영민은 준영에게 등촌동 임대아파트의 전설의 탁구왕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이수 감독의 <균형>
꽃비는 오랜 만에 만난 수장에게 지난 밤 꿈 이야기를 한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개꿈이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꽃비는 그게 결국 자기가 잊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어떤 해석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수장도 당연히 그게 뭔지 알아차린다.
이진우 감독의 <꽃>
꽃이 말한다. 나는 경기 여주군 점동면 도리섬에서 살고 있는 단양쑥부쟁이입니다. 나는 멸종위기종이라며 환경부가 지정한 보호종입니다. 이곳 남한강변에서 평화롭게 살던 우리 가족에게 큰 일이 났어요. 지금 한창 공사중이거든요. 자갈밭이 없어지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데, 공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이제 어떻게 해요.
장훈 감독의 <용기낸 자가 얻으리라>
영화를 만드는 양해훈은 옴니버스 프로젝트를 덜컥 맡아버렸다. 과연 단돈 15만원으로 배우와 스탭들에게 손 벌려 기생하지 않으면서 자생력 있는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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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재 감독의 <터미널>
약속시간에 도착한 미정은 자신을 데리러 오기로 한 사람을 기다린다. 하지만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미정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걸어간다.
임철민 감독의 <228>
고시원에 살고 있는 나의 옆방으로 어느 날 조선족 여성이 이사를 온다. 코리안 드림을 꿈꿨던 그녀는 이곳을 떠났지만, 번호 붙여진 채 남겨진 그녀의 물건들에게서 종종 벽틈 사이로 들리던 그녀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김성철 감독의 <배우 인터뷰>
사무실, 병원, 술집 등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배우들의 리얼 인터뷰.
이종필 감독의 <살아 남아야 한다>
어려보이지만 성인인 듯 보이는 그녀는 밤거리를 걷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데, 그 일이란 참 거러운 일이다.
일종의 범죄이기도 한데, 그녀의 속사정을 알게 된다면 결국 그것은 실재가 아니라 비유가 될테니 비난보다는 연민을 가지게 될 것이다.
돈 앞에 생존과 죽음이 왔다갔다 하고 있으면 아마도 15년의 시간이 경과되고 누군가가 그녀의 무덤을 찾아온다.
기채생 감독의 <마치 낮도깨비처럼>
5월의 광주는 많은 축제로 들썩인다. 그 축제들을 뒤로 하고 한 무리의 청년들이 망월동 묘지에서 각자의 악기로 연주를 한다.
채기 감독의 <건강>
5월의 광주는 많은 축제로 들썩인다. 그 축제들을 뒤로 하고 한 무리의 청년들이 망월동 묘지에서 각자의 악기로 연주를 한다.
신수원 감독의 <집>
부모가 가출한 채 홀로 살고 있는 중학생 준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지붕과 담벼락이 사라진 집에서 그대로 누워있었다. 밤새 철거가 되어 사라진 집. 준은 필요한 가재도구와 이불만 챙긴 채 폐허가 된 집을 나온다. 갈 곳이 없는 준은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다가 비가 내리자 공중 전화박스 안에 들어가는데.
최아름 감독의 <2020 농사꾼>
원래 낚시를 하던 현철은 2010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풀 한 포기 없던 자전거 도로가 드디어 푸르른 논밭이 된 2020년. 근데 또 다시 포크레인이 쳐들어온다.
정지연 감독의 <봄봄>
앞이 안 보이는 소녀가 동네를 산책한다. 방향에만 집중하며 걷고 싶지만 동네에 만연한 봄 기운이 자꾸 기분 좋은 생각이 들게 한다.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걷다 보니 어느 순간 길을 잃고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소녀는 서둘러 길을 찾기 보다는 지금 얼굴을 내리쬐는 햇빛을 더 만끽하고 싶다.
김종찬 감독의 <엄마가 말했다>
죽은 남편에게서 물려받은 유일한 기술, 구두 닫는 여인.
평소와는 다르게 유난히 장사가 잘 되는 오늘 손님들과 즐겁게 대화한다.
하지만 손님들의 구두가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비슷하게 더렵혀져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조심스럽게 아들의 사진을 숨긴다.
아들과 함께 걸어가는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한다.
“아무리 어려워도...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박종빈,박재평 감독의 <벌거숭이>
번쩍, 기억 속에서, 번쩍, 벌거숭이가.
김민경 감독의 <핑퐁>
희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많은 발들이 빠르게 움직인다. 여기저기 울려퍼지는 함성. 아니 고래고래 뛰는 사람들. 휴일 학교 주변을 지나가다 축구경기를 구경하던 영민과 준영. 골이 터지는 순간, 영민은 준영에게 등촌동 임대아파트의 전설의 탁구왕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이수 감독의 <균형>
꽃비는 오랜 만에 만난 수장에게 지난 밤 꿈 이야기를 한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개꿈이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꽃비는 그게 결국 자기가 잊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어떤 해석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수장도 당연히 그게 뭔지 알아차린다.
이진우 감독의 <꽃>
꽃이 말한다. 나는 경기 여주군 점동면 도리섬에서 살고 있는 단양쑥부쟁이입니다. 나는 멸종위기종이라며 환경부가 지정한 보호종입니다. 이곳 남한강변에서 평화롭게 살던 우리 가족에게 큰 일이 났어요. 지금 한창 공사중이거든요. 자갈밭이 없어지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데, 공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이제 어떻게 해요.
장훈 감독의 <용기낸 자가 얻으리라>
영화를 만드는 양해훈은 옴니버스 프로젝트를 덜컥 맡아버렸다. 과연 단돈 15만원으로 배우와 스탭들에게 손 벌려 기생하지 않으면서 자생력 있는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