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연인>은 정호현 감독이 쿠바 여행 중에 만난 귀여운 연하남 ‘오리엘비스’와의 만남에서부터, 쿠바와 한국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를 거쳐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 독특한 다큐멘터리다. 첨예한 사회적 이슈에 주목하는 국내 독립다큐멘터리의 일반적인 경향에서 한 발 비켜나 ‘연애’라는 철저히 사적인 영역으로 과감히 카메라를 들이댄 것. 스스로의 이야기를 드러내는데 부담을 느꼈을 법도 하지만, <쿠바의 연인>은 마치 젊은 연인들이 거침없는 애정표현을 하듯 시종일관 유쾌하고 저돌적인 태도를 취한다. 8mm 카메라의 사용과 애니메이션의 삽입 등 표현기법에서 역시 다양한 실험들을 시도하며 그야말로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탄생한 것.

쿠바 남자와 한국 여자라는 독특한 만남, 거기에 열 살이라는 나이차이까지 더해져 더욱 ‘별나’보이는 커플이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랑하고 싸우기도 하는 과정들이 여느 커플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언어와 피부색이 다를 뿐, 연인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들을 고스란히 보여줌으로써, 한 번이라도 사랑에 빠져 본 사람들이라면 깊은 공감을 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쿠바의 연인>이 전무후무한 ‘본격 연애 다큐’임을 증명하고 있다.

전 인류의 보편적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연애 이야기에, 춤, 음악, 혁명 등 낭만의 상징 ‘쿠바’라는 이국적 풍경까지 더해져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쿠바의 연인>. 2011년 1월 개봉을 통해, ‘새해엔 꼭 연애’하고 싶은 수많은 솔로들의 ‘염장’을 사정없이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