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한 어부가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게 된다. 의사 리차드 말므로스는 어려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그로부터 42년 후, 한 기자가 토르트라스트(Thorotrast)라는 약품 투여가 암을 유발한 경우의 의료사고를 취재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아들에게 진실을 말하는 늙은 현재의 말므로스와 그의 과거가 교차하기 시작한다. 가난한 어린 시절, 이모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고, 의대를 졸업하고, 결혼을 하는 표면적으론 평탄한 과거의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이 플래쉬 백은 천천히 미디어에 의해 왜곡되는 말므로스의 진실을 보여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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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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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실제로 덴마크 신경외과 분야의 선구자였던 말므로스 감독의 아버지인 리차드 말므로스가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했지만, 단순한 전기영화가 아니라 진실의 모호성, 사회적 진실과 개인의 진실이 일치될 수 없는 삶의 모순을 추적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지만 어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거나 인물의 정서적 흐름에 단순히 관객이 동화될 수 있도록 구성하지는 않는다. 부드러운 흑백 콘트라스트로 촬영된 영화의 사회적 시간은 두 개의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1차 세계대전 후의 덴마크와 2차 세계대전, 즉 나치 점령 시기의 덴마크다. 1차 세계대전 후 덴마크의 도시 아르후스를 배경으로 리차드의 어린 시절부터 의사가 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꾸려가는 모습이 묘사된다. 그리고 나치 점령 시기의 의사 리차드는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오직 한가지 선택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가 쓸 수 있는 단 한가지 약품, 방사능을 가진 조영제인 토로트라스트Thorotrast를 투여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목숨을 잃는 상황에 부딪친 것이다. 미디어는 그가 위험약품을 투여했다는 사실에만 주목하고 의사 리차드의 진실은 그의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매력은 그 진실조차도 감정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객관화시키는데 있다. 외부적 상황의 변화에 직면한 개인의 고뇌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린 리차드가 망망대해에 태엽을 감아 띄운 모형배가 금방 좌초되는 것을 보면서 가지는 최초의 좌절감, 그 막막함 속에 이 영화의 진실이 숨어있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