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프랑스와 트뤼포의 <아메리카의 밤>처럼, 영화를 찍는 현장의 이야기와 영화 속 이야기가 교묘하게 겹치는 형식을 취한다. 의사인 아버지가 일했던 병원의 공간들이 어린 시절의 은밀한 놀이터가 되던 유년기와, 사비를 털어 전문스텝들과 처음으로 첫 영화를 만드는 젊은 시절의 감독의 경험이 녹아있다. 영화의 허구성 자체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영화 속 영화를 액자로 가두는 것이 아니라 감독 자신의 기억이 어떻게 영화와 만나는지를 보여주는 개인적인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속의 영화로 재현되는 유년의 놀이와 현재 영화를 만들고 있는 청년감독의 내면에 드나드는 사랑의 끌림, 성적인 경험, 영화현장에서의 스텝들과의 관계는 구분이 안될 정도로 뒤섞이는 느낌을 준다. 이 분방하게 뒤섞이는 느낌은 그럼에도 혼란스럽지 않다. 기억을 재현하려는 작업 자체와 그 기억을 가진 자가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움직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또한 아르후스 지역의 언어적 유희 속에 코펜하겐에서 온 인물들의 언어가 섞여 들어오면서 아르후스 지역의 어떤 문화적 측면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돌발적인 대사의 유머감각과 코믹한 상황의 연속성은 풍자를 위한 아이러니를 연출한다기보다는 시점이 다른 두 개의 기억의 풍경을 살아있는 현장으로 바꾸어내는 운율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