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요, 이담에 돈을 많이 벌어서 만원짜리를 말아 담배를 피울 거예요.” 70년대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비애를 리얼하게 묘사한 수작. 하길종 자신은 타협한 영화라고 자조했지만, 핸드 헬드와 경사 앵글이 수시로 사용된 경쾌한 카메라워크와 송창식의 예민한 음악, 실제 대학생을 캐스팅해 끌어낸 생생한 연기로 70년대 베트스 목록에 올라 있다. 예쁜 고래를 잡으러 동해에 갔다가 자살한 영철은 하길종 자신이 창안한 캐릭터. 병태의 입영 장면은 오늘 다시 봐도 뭉클하다. 그러나 역시 술집에서 병태가 일본인과 싸우는 장면, 경찰서에 들어간 두 주인공이 여자의 옷을 벗기는 장면, 데모 장면 등이 잘려 30분 분량이 날아가버린 불운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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