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와 흑백의 뉴스릴이 섞인 이 영화는 우리에게 단지 홀로코스트만 아닌 인간의 잔혹함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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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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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누벨바그의 다른 감독들과 달리 알랭 레네는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부 출신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8mm 카메라로 영화를 찍었던 알랭 레네는 2년간 영화학교를 다닌 뒤 16mm 카메라로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 그가 초기에 찍은 다큐멘터리들은 반 고흐, 고갱, 피카소 등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영화들이었다.more
그가 (밤과 안개)를 찍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역사연구소에서 위임받아 나치수용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프레드릭 드 토와르니키를 만나면서였다. 연출제의를 받은 알랭 레네는 곧 아우슈비츠를 찾아갔다. 10년 전 대학살이 있던 그곳은 장소를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변해 있었지만 그는 역사를 재현하기로 결심한다.
알랭 레네는 아우슈비츠에 관한 모든 기록을 모으고 사진자료에 나온 장소를 찾아가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는 현재는 컬러로 찍고 과거 장면은 흑백으로 찍어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교차편집을 했고 희곡작가인 장 카이롤에게 대사를 맡겼다. 나중에 알랭 레네의 초기 영화 3편의 시나리오를 쓴 장 카이롤은 이때 알랭 레네와 작업하게 됐으며 (밤과 안개)라는 제목도 그가 제안한 것이었다.
영화는 56년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다. 32분짜리 다큐멘터리지만 (밤과 안개)는 대단한 충격을 줬고 새로운 물결의 전주곡이 됐다. 이 영화는 57년 카를로비 바리영화제 대상을 탔고, 클로드 란츠만의 9시간23분짜리 다큐멘터리 (쇼아)와 함께 유대인 대학살에 관한 가장 중요한 영화로 손꼽힌다. 미국의 평론가 조너선 로제바움은"(밤과 안개)에 견주면 (쉰들러 리스트)는 만화 수준"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