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보로망의 대표적인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환상적인 사랑영화. 1930년대 인도. 프랑스 대사의 아내 안느 마리 스트르테르는 전남편을 따라 라오스에 온 후 지금의 남편을 만나 동양의 이곳저곳에서 지내다가 캘커타에 머물고 있다. 17년을 동양에서 보냈지만 그녀는 여전히 인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을 원하는 남자들을 모두 애인으로 삼으면서 권태를 이기려 한다. 남편은 그녀의 외도를 알면서도 모른 체하고, 오히려 아내를 위해 애인들을 섬에 초대한다. 이때 캘커타를 방문한 라호르 주재 프랑스 부영사 또한 안느를 사랑하게 되는데... 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구체적인 행위나 말이 아닌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에 의해서만 스토리가 진행되는 독특한 구조의 영화. 감독 자신을 포함하여 5명의 여성이 번갈아가며 들려주는 허밍과도 같은 내레이션은 관객들을 관습적인 영화에서는 결코 경험하지 못하는 특별한 영역으로 끌고 간다. <지난 해 마리앵바드에서>의 여신 델핀 셰리그의 매혹적인 모습과 만나는 즐거움도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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