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의 세계에서는 혐오스러운 쥐조차도 의인화된 귀여운 동물 캐릭터로 재탄생하고 상상의 동물들이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캐릭터로 사랑받는다. 북유럽의 덴마크에서 온 <두 모기의 모험>도 곤충 세계를 배경으로 특이하게도 모기인 에곤과 다그마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교훈적인 우화이다. 에곤은 나는 것보다 자전거 타기를 선호하고 그를 좋아하는 다그마는 춤을 잘 춘다. 그들은 동물의 피를 빨기보다는 꽃 쥬스를 마시거나 벌처럼 꿀을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여러 동료 곤충들을 도와주는 데 늘 앞장선다. 이처럼 인간의 시각에서 부정적 이미지로 환기되는 모기의 본성을 억누른 그들은 밝고 현명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자전거를 타거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즉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거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두 모기는 인간을 너무 닮아있다. 그리하여 그곳의 곤충들은 고유한 자신의 개성을 지워낸 채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의 소유여부에 따라 양분될 뿐이다. 이러한 단순한 도식으로 인해 최근의 드림웍스나 저패니메이션에서 창조해낸 입체적인 동물 캐릭터만큼 매력적이지는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쾌한 뮤지컬 장면들은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준다. 덤으로, 한 여름의 불청객인 모기를 잠시나마 살가운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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