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마리와 줄리앙 이야기

Histoire de Marie et Julien The Story of Marie and Julien

2003 프랑스,이탈리아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멜로·로맨스, 미스터리 상영시간 : 150분

누적관객 : 163명

감독 : 자크 리베트

출연 : 예르지 라지빌로비츠(줄리앙) 엠마누엘 베아르(마리) more

  • 네티즌6.50
공원 벤치에 한가로이 앉아있던 줄리앙(예르지 래드지빌로비츠)은 약 1년 전쯤 스쳐 지나갔던 여자 마리(엠마누엘 베아르)와 대화를 나누다, 그녀가 자기에게 흉기를 꺼내는 꿈을 꾼다. 이렇게 영화는 꿈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시계 제조공 줄리앙은 우연히 골동품을 소유하게 되는데, 자신을 마담X(앤 브로쳇)라고 소개한 여자는 그 물건을 되돌려 받기를 요구하며 거래를 걸어온다. 그 즈음 줄리앙은 매력적인 여인 마리를 자신의 거처로 데려와 동거를 시작한다. 자기 집에 있는 고양이에게 인사를 건네고 대화하는 줄리앙은 어딘가 좀 묘한 남자다. 더 나아가 마리의 기이한 행동, 의혹에 찬 여인 마담 X, 그녀의 동생, 그리고 마리의 전 애인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줄리앙의 일상은 대혼란에 빠진다. 플롯을 요약하기 힘들 정도로 이야기는 그렇게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미스터리극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그 이유가 무엇에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도록 느리게 탐색하던 영화는 중반이 지나 ‘놀라운’ 전환을 맞는다. 그러나 갑작스런 요동은 없으며, 그 전환은 다시 천천히 다른 모색을 시작한다. 이렇게 총 4부로 구성된 <마리와 줄리앙 이야기>은 시종 꿈과 현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진행된다.
more

별점주기

0
리뷰 남기기

포토 (6)


제작 노트
주제
누벨바그 세대의 상징적 필력가이자 여전히 왕성한 현재의 작가인 자크 리베트의 13번째 영화 <마리와 줄리앙 이야기>의 상영시간은 다소 긴 150분이다. 물리적 지속시간의 누적 위에서 예술의 연계와 사유의 연장을 말하는 자크 리베트의 영화답게 <마리와 줄리앙 이야기>는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전진한다. 현실 같은 꿈과 모호한 현실 사이를 헤매는 듯한 몽롱함이 시종 영화를 지배한다. 자크 리베트의 영화적 동지인 이론가 출신 파스칼 보니체르가 각본을 썼으며, 자크 리베트의 가장 최근작인 <알게 될거야>에서도 보여진 그의 연극적 특성이 잘 드러난 소품이다. 마치 영화와 연극,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것 같은 <마리와 줄리앙 이야기>는 죽은 자와 산 자가 동거하는 기이한 철학적 미스테리를 던진다. 그렇게 죽음과 삶의 공존 상태라고 하는 철학적 주제가 드러난다. <마리와 줄리앙 이야기>는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하는 판타지다.

감상 포인트
미로를 헤매는 듯한 모호한 드라마를 따라가면서 정신이 혼미해지지만, 엠마누엘 베아르의 고혹적인 자태에 이르면 쉽게 눈길이 머문다. 엠마누엘 베아르는 신비한 여인 마리 그 자체다. 엠마누엘 베아르는 역시 자크 리베트 감독의 작품이었던 <누드모델>을 통해 그 매력을 십분 드러낸 적 있다. 아마도 자크 리베트는 엠마누엘 베아르를 가장 아름답게 그려내는 감독 중 하나일 것이다. 시간에서 벗어난 유령 마리가 ‘어떤 시계라도 고칠 수 있냐’고 묻자, 시계 수리공 줄리앙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유령에게 자신의 답을 증명하려는 남자의 노력은 관계와 애정의 복구를 바라는 리베트의 간절한 기도와 같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