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발칙한 영화는 없었다.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당찬 성격으로 남자들도 견디기 힘든 광고업계에서 빠른 승진을 보이며 승승장구하는 ABC 광고대행사 AE 강지수. 그러던 어느날 직장상사의 성적 희롱과 인사처리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내던진다. 광고계의 실력있는 PD 오기찬도 광고주의 횡포에 맞서 회사를 그만두고 가라오케용 비디오를 찍으며 소일을 하고 있을 즈음 강지수의 집요한 설득으로 광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여기에 카피라이터 박미란, 불란서 유학파 디자이너 차동석, 마케팅의 베테랑 정태수, 이벤트사업가 맹명태가 동참하여 맨손기획이 탄생한다. 이들의 첫 광고는 회장인 아버지에게 반감을 품고 광고를 통해 회사를 망하게 하려는 허이사의 화장품 광고로, 기존의 광고와는 거꾸로 전략을 세워 대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양떼를 몰고가는 채시라의 코리아나 화장품 광고 대신 돼지떼를 몰고가는 서춘화의 귀티나 화장품식 패러디광고의 사실성과 자연스러움이 돋보인 것이다. 그후 ABC 광고대행사와 합작으로 대형광고주의 전자제품을 맡아 어렵게 CF를 완성하나 강지수에게 개인적 관심을 갖고 내기를 걸었던 전자회사 김실장의 계획에 말려 실패하고 만다. 실의에 빠진 강지수와 오기찬 사이에는 어느새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그러는 가운데 맨손기획의 성공과 실패의 반전과 반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