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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제인

Becoming Jane

2007 미국 12세이상관람가

멜로·로맨스, 드라마 상영시간 : 120분

개봉일 : 2020-05-21 누적관객 : 217,811명

감독 : 줄리언 재롤드

출연 : 앤 해서웨이(제인 오스틴) 제임스 맥어보이(톰 르프로이) more

  • 씨네216.00
  • 네티즌7.41
영국 햄프셔에서 작가를 꿈꾸던 제인 오스틴 앞에 나타난
부와 명예를 가진 청혼남 위슬리와
도시에서 온 가난한 변호사 톰 르프로이

인생을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선 제인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에 전부를 바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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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17)


전문가 별점 (3명참여)

  • 5
    김혜리음식을 맛보고 재료와 요리사를 상상하는 유희
  • 7
    유지나전기보다 가상의 영화로 봐야 더 즐길 만하다
  • 6
    박평식글쟁이의 로맨스는 콩가루 담긴 풍선
제작 노트
About Jane Austen

전 세계 연인들을 사로잡은 로맨스 대가
천재 작가 ‘제인 오스틴’


1775년 12월 16일 햄프셔 스티븐톤 교구에서 태어난 제인 오스틴은 레브드 조지 오스틴과 그의 아내 카산드라 레이의 여덟 명의 자식 중 일곱째 아이였다. 공식적인 교육은 11살 생일 직전 애비 스쿨에서 1년 반 동안 읽기를 배운 것이 전부였지만 이 무렵 제인은 자신의 아버지가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묘사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살이 되던 해 첫 번째 소설 [엘리노와 마리안느]를 완성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되던 1795년, 크리스마스 휴가 동안 햄프셔에 방문한 톰 리프로이를 만났다. 톰은 1월 중순 런던으로 가서 법률 공부를 시작했고 제인은 8월 런던에서 그를 다시 만나지만 1798년 8월 그들의 로맨스는 끝이 난다. 제인의 하나뿐인 언니가 제인의 편지 대부분을 태워버렸기 때문에 1796년 9월 18일부터 1798년 10월 사이의 기록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고 제인과 톰의 관계에 대해서 알려져 있는 것이 없다. 이 두 해가 제인의 인생에서 가장 비옥한 시기였다.
런던에서 돌아온 그녀는 [오만과 편견][엘리노와 마리안느][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집필했고 1799년 마지막 작품인 [노생거 사원]을 완성했다. 사랑의 상처로 인해 십 년 이상 다른 소설을 쓰지 않았다.
아버지가 은퇴한 1801년 바쓰에서 살게 된 제인은 1802년 12월 한 젊은 남자의 프로포즈를 수락했다가 바로 다음날 철회해 버린다. 몇 달 후 [노생거 사원]을 출판사에 10파운드의 가격으로 팔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책은 나오지 않았다.
1805년 아버지가 사망하고 이듬해 사우스엠프톤으로 이사를 가 1809년 여름까지 머물다 차우톤, 햄프셔 빌리지로 이사했고 거기서 제인 오스틴은 마침내 소설가로서의 경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1811년 [센스 앤 센서빌리티], 1813년 [오만과 편견], 1814년 [맨스필드 파크], 1815년 [엠마]를 출판하고 [설득]을 완성하고 일년 후인 1817년 7월 18일 에디슨 병으로 사망했다. [설득]과 [노생거 사원]은 유작으로 출판되었다.

-존 스펜스 作
전기 <BECOMING JANE AUSTEN> 中 발췌-


About Movie

올 가을 연인들을 위한 최고의 로맨스
전 세계가 궁금해한 ‘제인 오스틴’의 실제 사랑이야기


<비커밍 제인>은 2003년 전기작가 존 스펜스가 쓴 [제인 오스틴 되기]라는 전기소설을 바탕으로 제인 오스틴의 인생과 작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랑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독신으로 인생을 마감했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이 자신의 실제 로맨스경험을 작품 속에 반영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러나 존 스펜스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녀의 운명적인 사랑 톰 리프로이와의 만남이 이후 제인 오스틴의 작품세계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둘의 관계가 크리스마스 휴일 동안의 짧은 사랑이었다는 기존 주장들과는 달리 이 만남이 그녀의 일생을 통틀어 가장 로맨틱한 순간이자 삶을 변화시키고 그녀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류작가로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영화의 역사적 자문을 맡은 존 스펜스가 주장하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ⅰ) 1795년 크리스마스, 제인 오스틴은 톰 리프로이가 햄프셔에 있는 숙모와 삼촌을 방문했을 때 그를 만났고 둘의 나이는 스무 살이었다.
(ⅱ) 1796년 8월, 런던을 잠깐 방문한 제인 오스틴은 거기서 톰이 살고 있는 톰의 삼촌 집에 머물렀다.
(ⅲ) 1798년 말, 변호사 개업을 위해 아일랜드로 돌아온 톰은 학교친구의 동생과 결혼하고 첫 딸의 이름을 ‘제인’이라고 지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이 항상 결혼 전 남녀의 연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속에 매력적이지만 신뢰할 수 없는 남자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그녀의 개인적 경험에 기인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가슴 아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한 그녀는 평생 그 사랑을 가슴에 품고 자신의 작품 속에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투영했다. 그녀의 작품들 속 무도회를 좋아하며 현명하고 사랑과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주인공들은 제인 오스틴 자신의 모습이며, 톰 리프로이가 바로 전 세계 여성들의 로망 ‘Mr. 다아시’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역시 어떤 부분은 각색을 거쳤으나 제인 오스틴의 책과 편지 등을 기반으로 대부분 사실들에 바탕을 두었고 등장인물들 모두 실존했던 인물들이다. 그녀의 일생 중 가장 찬란했던 사랑의 한 부분을 그리는 <비커밍 제인>은 로맨스 대가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랑이야기를 더욱 리얼하고 더욱 섬세하게 보여주며 연인들을 위한 최고의 로맨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연인들의 영원한 숙제에 대한 공감로맨스
‘제인 오스틴’이 제시하는 명쾌한 로맨스적 해법


“그녀는 넘치는 젊음과 활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강인하고 지적이며, 감상적이지 않고 조숙하고 위트가 있으며 햄프셔라는 조용한 시골에서 어울리지 않게 자신의 신분을 넘어서는 행동을 하는 그런 사람이다.”
-‘줄리안 제롤드’ 감독-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거듭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해 재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녀의 사랑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다행히 언니 카산드라가 실수로 태우지 못한 둘이 주고 받은 첫 번째 편지를 바탕으로 완성된 <비커밍 제인>은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래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에 대한 또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기를 제인 오스틴은 꼼꼼하고 예의 바르며 소설과 결혼한 ‘홀로 외로이 글만 쓰는 촌스러운 여자’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다움과 총명함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는 스무 살 제인 오스틴은 훗날 자신의 작품 속 여주인공들을 대표하는 강한 독립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사회적 의무에 구속되거나 여성이라는 굴레에 제한 받지 않았던 그녀는 지적으로 대등한 사람을 찾던 중 톰 리프로이를 만난다. 그러나 사회와 시대적 압박, 가족이라는 굴레 때문에 둘의 사랑은 순탄하지 않았고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보상하듯 자신의 작품 속 여주인공들에게만은 언제나 행복을 허락해준 그녀의 쓰라림은 양질의 작품을 완성하는 양분이 되었다.

<비커밍 제인>은 제인 오스틴의 실제 인생으로부터 허구의 작품세계까지 아우르며 그녀의 추억과 갈망을 전달하는 동시에 ‘사랑만 있으면 연애도 결혼도 모든 것이 가능할까’라는 명제를 되새기게 만든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으로 전 세계 연인들의 공감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제인 오스틴. 그녀의 숨겨진 사랑이야기는 가족구성원이라는 의무가 사랑문제에 미치는 영향과 현실의 문제를 극복하기엔 벅찬 사랑의 한계 등 연인들의 영원한 숙제인 사랑과 결혼에 대한 고민을 보다 직접적으로 건드린다. 이러한 접근은 명쾌한 로맨스적 해법을 제시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획득한다. 동시에 작품으로만 존재했던 박제된 이미지의 작가 제인 오스틴이 아닌 부드러운 피부와 뜨거운 피를 가진 인간 제인 오스틴을 만나게 할 것이다.

21세기의 여인 18세기를 경험하다
신세대 요정이 세기의 작가로 거듭나기 까지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천진난만한 공주,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브로크백 마운틴>의 고집 센 여자 사업가 등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준 앤 해서웨이는 다재다능한 배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현대물로 관심을 모은 미국배우가 영국의 우상 제인 오스틴 역을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앤 해서웨이의 재능과 노력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킨다.
2005년 봄 런던으로 날아가 감독 줄리안 제롤드를 만나 오디션을 보고 몇 주 후 뉴욕에서 추가 오디션을 받은 그녀는 배역이 결정되고 나서야 자신이 그 역을 얼마나 원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이미 14살때부터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완전히 꿰고 있을 정도로 열성 팬이었고 [오만과 편견]과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비교한 리포트를 쓴 적도 있었지만 제인 오스틴의 작품 전체와 전기, 제인 오스틴에 관한 비평, 그녀의 편지와 당시 시대상까지 조사했다. 영국 억양을 완벽하게 익히고 피아노, 춤, 관습, 당대의 예절도 배웠다. 심지어 제인이 귀가 먼 오빠와 수화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에 수화까지 연습했다.

그러나 고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영국 여인이자 자신의 문학적 우상을 영화 속으로 데려오는 일은 중대한 도전이었다. 영국식 억양이나 당시의 에티켓을 숙달해야 하는 기술적인 어려움뿐 아니라 영국 문학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작가를 연기해야 한다는 것은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또한 사람들이 너무나 아끼고 보호하려고 하는 누군가를 연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신경과민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항상 제인 오스틴과 어떤 관계가 있다고 느껴왔다’는 그녀이기에 단지 배우로서가 아니라 제인 오스틴의 진정한 팬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다고. 제인 오스틴과 그녀의 세계에 대한 전통적인 견해에 맞서기 위해 앤 해서웨이는 얼음처럼 차가운 사람 대신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너무나 매력적인 연약함을 지닌 일종의 ‘오드리 햅번’과 같은 성격을 자신의 역할에 부여했다.
제인은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 인식하고 사랑의 가치를 알고 있었던 현대적인 여성이었던 반면 해서웨이는 자신을 시대에 뒤떨어진 소녀라고 생각한다. 휴대폰 문자를 좋아하지 않고 이메일도 싫어하고 컴퓨터도 잘 고장 내는 자신은 바쁘게 돌아가는 21세기보다 옛 영국의 여유 있는 걸음걸이가 마음 편한 사람이라고. 느릿느릿 가는 인생을 좋아하는 그녀는 몇 달이나마 그런 시대를 살아보는 것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영원한 사랑으로 기억될 이름 ‘톰 리프로이’
제인 오스틴을 위해 모인 영국 최고 연기파 배우들


<비커밍 제인>의 핵심이라 할 로맨스의 주인공인 톰 리프로이와의 관계는 두 개의 자석이 상대를 밀어내는 것과 비슷하다. 자신이 지닌 지적 호기심이나 세상에 대한 격렬한 반어적 통찰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외로웠던 그녀는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와 재치로 응수하는 톰 리프로이를 사랑하게 된다.
영화는 ‘제인 오스틴 되기’에 관한 것이지만 또 ‘톰 리프로이 되기’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 사랑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가족들과의 의무와 갈등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톰 리프로이와 제인의 로맨스는 그녀의 삶에 대한 매혹적인 통찰력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그녀를 위대한 예술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경험이 되었지만 그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거의 없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헨리 필딩의 [톰 존스]라는 제인의 말이 그에 대해 알려진 가장 자세한 사실이다. 하지만 제인 오스틴이 소설 속에 자신의 실제 사랑 경험을 써 놓았듯 소설 속 남자주인공들이 실제 인물과 비슷한 점이 많을 것이란 추론으로 인물을 형성해갔다. 때문에 톰 리프로이는 소설의 인물인 ‘Mr. 다아시’의 캐릭터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것은 배우에게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기존 다아시들의 답습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 역할을 맡은 제임스 맥어보이는 전혀 새로운, 최대한 다른 설정으로 캐릭터를 잡아갔다.
또한 영화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던 것은 제인 오스틴이라는 국가적인 우상의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영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이다. 제인의 어머니 역할에 <해리포터> 시리즈 줄리 월터스, 오스틴 부인의 남편이자 막내딸 제인을 아끼는 조지 오스틴 역의 <스파이더맨3> 제임스 크롬웰, 설명할 필요 없는 세계적인 배우 그레샴 부인 역의 아카데미 2회 수상자 매기 스미스. 여기에 안나 맥스웰 마틴, 로렌스 폭스, 조 앤더슨, 루시 코후 등 영국을 대표하는 신세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스크린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Production Note

친숙하게 혹은 낯설게 하기
재현과 재창조의 조화


‘우리는 과거를 낯설게 느끼고 싶어하는 부류와 친숙하게 느끼고 싶어하는 부류로 나뉘어 진다’는 철학자 헨리 제임스의 말처럼 특정시대를 영화화할 때는 어려움이 많다. 사실과 허구, 고정관념과 새로움 사이에서 정확한 포인트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 제작진이 이미 읽었고 잘 알고 있었던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설득] 등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다시 읽으며 그녀에 대한 지식을 환기시켰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인 오스틴의 삶을 재현하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기 스타일과 당시의 양식, 소품, 의상, 시대의 재현 등은 가능한 ‘진실’되고 ‘사실’적인 방식으로 접근했고 사건과 이야기는 또 하나의 제인 오스틴 각색본이 되지 않도록 새로운 세계로 재창조했다. 실제 인물들과 실제의 장소에 영감을 받았지만 책에는 나오지 않는 사건과 복싱 클럽이나 크리켓 게임, 시골 장날 등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고 볼 수 없었던 장면들 또한 등장시켰다.
때문에 <비커밍 제인>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각색한 어떤 영화와도 다른 세계 속에 놓여있다. 일종의 <카사블랑카> 같은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대립되는 두 세계를 포착한 촬영과 조명
300여 명의 배우와 스탭이 한꺼번에 움직인 무도회 장면


권태로운 전원의 햄프셔와 에너지 넘치고 무질서한 런던, 오스틴 집안의 따뜻한 분위기와 그레샴 부인의 냉담한 분위기 등 정반대되는 상황의 대비를 통해 사회적 신분이 모든 것을 결정했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그레샴 부인이라는 오만한 존재와 제인이라는 혈기왕성한 영혼, 두 핵심 주인공들 간의 충돌이라는 두 개의 세계, 두 개의 계급, 두 개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는 촬영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그레샴 부인은 격리되고 침착한 느낌을 위해 녹색과 파랑이 조화를 이루는 싸이언 색 계열을 사용하여 수족관 안에 있는 듯 밀실공포가 느껴지게 한 반면 제인은 좀 더 부드러운 색을 사용했다. 특히 당시에는 전등이 없었기 때문에 실내에서 독서를 하기 위해서 자연광을 받으며 창가 가까이에 앉았던 것이나 촛불을 사용했던 것에 맞게 조명을 배치해 회화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특히 촬영에 가장 공을 들인 시퀀스는 그레샴 부인 저택의 무도회였다. 무도회장의 전체를 보여주기 위해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수 있는 360도 회전카메라를 사용하고 동시에 조명이 따라가는 방법을 썼다. 이를 위해 스탭들이 가발을 쓰고 의상을 입은 채 움직여 촬영장은 마치 커다란 군사훈련장 같았다. 300여 명의 스탭과 배우들이 한꺼번에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배우들은 춤을 추다가 정확한 순간에 대사를 해야만 했다.

색상과 재질로 달라지는 신분과 계급
캐릭터의 자아까지 표현한 의상들


1790년대 영국의 낭만적인 패션을 표현하기 위해 박물관과 아트 갤러리, 특히 제인 오스틴의 편지와 그녀의 소설 속에 묘사된 의상 설명을 참조했다. 정형화된 스타일이 아닌 당대의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최근 제인 오스틴 작품의 각색영화는 최대한 멀리했다.
제인 오스틴이 패션의 변화를 받아들이는데 느린 시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1790년대 초반 스타일과 로마와 그리스 문명의 영향을 받은 엠파이어 라인을 기본으로 하는 1790년대 중반의 패션이 혼재한다. 특히 그레샴 부인 저택의 무도회 장면과 사교장에서의 시골 무도회 등에서는 색상과 직물의 차이를 통해 신분과 계급의 차이를 구분했다. 상류층이 모인 무도회 장면에서는 엷은 색의 실크와 벨벳 같은 비싼 직물로 된 의상을, 사교장에서는 녹색, 갈색 같은 땅과 관련된 색상의 면직물을 사용했다.
앤 해서웨이의 의상은 완전히 새롭게 창조된 것이다. 젊은 제인 오스틴의 이미지를 ‘청춘’과 ‘순수’의 테마로 잡고 궁핍한 환경 때문에 직접 옷을 만들고 평범한 옷에 액세서리를 달아서 입었다는 자료에 따라 주름 장식을 배제한 실용적인 의상을 완성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최신 유행의상을 소화했던 앤 해서웨이는 심플한 의상 역시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그녀의 의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성숙해가는 모습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어떤 지점에서부터 회색 드레스를 입고 마지막 자아를 찾아간 그녀의 드레스에서는 치유의 기분을 발견할 수 있다.
반면 톰 리프로이는 유행을 따르는 멋쟁이의 모습이면서 군중 속에서 돋보이게 하기 위해 주로 밝은 색의 벨벳 천을 사용했고 모자에는 비버 털을 써 훨씬 고급스러워 보이도록 했다. 또한 매우 스타일리쉬한 웨이스트 코트와 컷어웨이 재킷, 1800년대 초까지 유행했던 승마 부츠를 신도록 했다. 이외에도 매기 스미스가 연기하는 그레샴 부인은 대부분 회색과 바다 빛 녹색의 뻣뻣한 원단을 사용해 엄숙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아름다운 의상이라 할지라도 코르셋은 배우들을 괴롭혔다. 당대의 특별한 외모와 실루엣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꽉 조이는 코르셋과 엉덩이 패드까지 해야 했기 때문에 배우들은 촬영이 끝났을 때 가장 기뻤던 일이 코르셋을 벗어 버릴 수 있는 것이었다고.

제인 오스틴이 세상과 소통하는 장소
엘리자베스 풍 건축양식의 재현


<비커밍 제인>은 2006년 1월부터 2월까지 5주 동안 더블린과 그 주변지역으로 답사여행을 거쳐 아일랜드의 윅로우, 더블린, 메쓰 주에서 3월부터 5월까지 2개월간 촬영되었다. <비커밍 제인>은 빈곤했던 제인 오스틴의 삶을 더욱 자세하게 재현하고 있다. 오스틴 가의 집은 영화가 시작되는 곳이자 핵심적인 장소이다. 그곳은 제인의 인격 형성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추는데 영향을 준 곳이다. 때문에 더욱 사실적으로 재현하고자 주력했다.
제작진은 [오만과 편견]에 묘사되는 베네트 가족보다 실제로는 더욱 작고 초라한 집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미쓰 주의 트림 근처에 있는 히긴스브룩 하우스를 촬영지로 잡았다. 1747년에 지어진 히긴스브룩은 시대를 알려주는 디자인과 울퉁불퉁한 벽 등이 매력적인 장소. 오스틴 가옥으로 바꾸기 위해 가짜 복도를 이층에 덧붙였다.
영화에서 두 번째 주요한 장소인 그레샴 부인의 커다란 집은 두 개의 장소를 합성했다. 외관은 엘리자베스 풍의 건축양식을 재현하고 경치 좋은 정원과 오렌지 밭이 넓게 펼쳐진 윅로우 주에 있는 킬루데리 하우스, 내부는 거기서 70마일 떨어진 오팔리 주 툴라모어에 있는 고딕양식 풍의 샬레빌 포레스트에서 촬영되었다. 이외 리프로이가 권투시합을 벌이는 잭슨 클럽은 마더 래드캡스 태번이라는 크고 오래된 건물, 에드워드의 바닷가 건물은 더블린 주 도나베이트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자동차 공원에서 촬영되었다. 대부분이 제인 오스틴의 추억이 서린 실제 장소였기 때문에 더블린의 헨리에타 거리에 있는 법정 안 스테인드 글라스 위에서 톰 리프로이라는 이름을 우연히 찾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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