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금슬이 좋았던 부자 사업가인 주인공(이예춘)은 오래 전에 아내, 애자(도금봉)을 잃는다. 그는 죽은 아내의 먼 친척 여동생 혜숙(이빈화)을 아내로 맞아들여 계모인 어머니와 자식들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한 화가(추석양)의 집에서 죽은 아내의 초상화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화가의 죽음을 목격한다. 그날 이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차례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아내의 죽은 시신을 확인했던 의사 박선생(남궁원)이 죽고, 계모 어머니(정애란)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또한 그의 새로운 아내가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되고 그의 자식들도 사라진다. 주인공의 집에 어느 날 이상한 분위기의 여인(나정옥)이 가정부로 들어오게 되고 그녀의 도움으로 그는 초상화에 숨겨진 진실을 하나씩 밝혀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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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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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는 한국 공포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공포영화는 한국 영화사에서 1924년 <장화홍련전>(당시에는 괴기영화 혹은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시대극, 또는 비극으로 분류) 이후, 주된 장르에서 벗어나 적지만 꾸준히 만들어져 왔다. 주로 고대 소설이나 민담, 괴담 등의 이야기를 영화한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영화 <살인마>는 그 내용이나 소재 자체는 전통적인 원한의 귀신에 근거하지만 그것을 현대적인 공간 속에서 재배치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영화 중반부까지는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의문스러운 죽음을 당하고, 중반 이후 조금씩 그 음모가 밝혀지는데 약간의 미스테리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용민 감독은 1961년 <악의 꽃>을 만들고 이후 1963년에 <무덤에서 나온 신랑>으로 비교적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음 작품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영화 <살인마>다. 흥행에도 성공해서 이후 영화배우 이예춘과 손을 잡고 계속해서 많은 공포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이용민 감독은 22편의 연출작 가운데 8편의 공포 영화를 연출)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