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추억’은 거짓말투성이다
잊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7년만의 재회는 모든 침묵을 깨뜨려 버렸다
특별히 하는 일 없이 하루 하루를 무력하게 보내는 ‘준’은 일정한 순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 장애를 앓고 있다. 그래서 심리 카운셀러인 ‘타케다’에게 주기적으로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타케다’는 ‘준’의 기억상실 증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하면서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준’에게는 마음 속 깊이 치유받지 못한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된다.
‘준’과 ‘타케타’는 ‘준’의 기억을 찾기 위해서 여동생 ‘쿠미’와 둘이서 다정하게 찍은 어린 시절 사진을 자주 꺼내 보며 상담을 이어간다. 거기서 ‘아키라’라는 여인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녀는 예전에 자살 장소로 유명한 한 숲에서 ‘준’과 사진 속의 여동생 ‘쿠미’를 본 적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준’은 그런 사실을 전혀 기억해 내지 못한다.
큰 누나의 출산을 앞두고 7년만에 고향의 집을 찾아간 ‘준’은 거기서 여동생 ‘쿠미’를 만나게 되고 기억나지 않았던 과거의 상처들이 모두 되살아나 괴로워 하게 되는데………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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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간의 사랑을 다룬 금기 소재의 충격적 러브 스토리more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아무도 말 할 수 없는 금기에 대한 영화 <리틀 핑거>는 도덕과 상식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애써 모른 채 하며 그저 ‘순수한 사랑’이라고 둘의 관계를 정의하는 한 남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지탄 받아야 마땅한 이들의 관계이지만 영화는 그들의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하지도 그렇다고 육체적인 관계로만 그리지도 않고 담담히 그들의 대화와 시선을 따라가며 그들의 ‘사랑’을 들여다 본다. 폐륜이라고 꼬리표가 달린 그들의 사랑은 가족들에게는 물론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두 사람의 비밀로 간직한 채 애써 잊으려고 한다.
섬세하고 위험한 테마와는 상반되는 아름다운 화면 구도
남매 간의 금단의 사랑은 그들의 과거를 봉인하는 ‘기억상실 장해’라는 장치를 통해 억압된다. 어느 순간의 기억을 잊어버린 남자 주인공 ‘준’은 그의 고향을 떠나 무기력하고 의미 없는 생활로 하루 하루를 소모해버린다. 여동생 ‘쿠미’와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애써 잊으려는 그의 의식은 자신도 모르게 기억한 한 순간을 놓아버린 것이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여동생 ‘쿠미’와 재회한 그는 잊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모든 기억으로부터 현재까지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섬세하고 위험한 테마를 담은 무거운 내용과는 상반된 유려한 자연풍광을 아름다운 화면으로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