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살아가는 미스터 에드에게 일상은 지겹고 외로운 나날의 연속이다. 어느 날, 그는 아침부터 찻잔을 꺼내고 쿠키를 굽는 등 야단법석이다. 그 사이 누군가 초인종을 누른다. 문 앞에 선 사람은 선희. 손녀뻘은 될 어린 동양 여자다. 여기서 ‘티 데이트’의 전모가 드러난다. 미스터 에드는 선희의 영어 선생님. 그녀는 작문 수업을 듣기 위해 그의 집을 방문했다. 미스터 에드에게 선희는 그녀가 좋아하는 캐모마일 티처럼, 과거를 잠시 잊고 현실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는 소중한 사람이다. 늙은 서양 남자와 어린 동양 여자가 우정을 나눈다는 설정은 다소 관습적이지만, 이 영화는 그들이 서로에게 미소를 건네는 순간을 실감나게 포착해낸다. 노인과 여자의 우정은, 이국에서 생일을 맞는 여자를 위해 쿠키를 굽는 노인의 따뜻함과 맛없는 쿠키를 맛있게 먹으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생일 케이크”라 말하는 여자의 천진함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미스터 에드 역의 노배우가 선보이는 개구쟁이 같은 웃음과 몸짓 역시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다. 선희 역으로는 배두나가 출연, 특유의 발랄하고 엉뚱한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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