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7만대의 고백
인생, 진실, 사랑, 희망….태워, 드리겠습니다.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즐겨 듣고, 자신을 쳐다보는 듯한 길가의 도둑 고양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택시를 타는 손님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엉뚱한 서울의 택시 운전기사가 있다. 그는 바로 <택시 블루스>를 만든 최하동하 감독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느 여름, 서울을 누비는 7만대의 택시 중 한대의 택시를 몰기 시작한다. 하루 12시간, 주야 교대로 근무하며 20-30회 승객을 태워야만 8-10만원대의 사납금을 겨우 채우는 생활 속에 그는 택시 뒷자리에 앉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최하동하 감독은 그렇게 서울과 서울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다양한 갈등과 슬픔을 가진 사람들이 술에 취해, 광기에 휩쓸려, 눈물에 젖어 그의 택시 문을 연다. 차 안에서 풀어 헤쳐지는 삶의 진실 앞에 그와 그의 카메라는 무방비 상태다. 또 중요한 난관은 그가 1분 1초를 다투며 질주해야 그날의 사납금 10만원을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차 밖에서 조여오는 환경의 시련과, 차 안에서 기다리는 예측불허의 인생군상 속에서 영화를 실은 그의 택시는 과연 안전하게 희망을 태울 수 있을까?
동영상 (1)
- 제작 노트
-
About Moviemore
1. 희망의 핸들을 잡다!
365 x 25 x 70000
6억 개의 감동이 별처럼 쏟아진다
“지금 영화촬영 중입니다. 얼굴 나와도 괜찮으시겠어요?“
최하동하 감독의 <택시 블루스>는 감독이 직접 하루 12시간 이상 택시운전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거대한 도시 아래 종속 당해 살고 있는 사람들을 택시기사의 예리한 눈을 통해 관찰하고 있다. 감독은 “현재의 관객들보나 30년 뒤의 관객들이 그들의 도시적 삶과 일상적 풍경의 맹아를 발견할 수 있고,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연출의도를 밝힌 바 있다.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은 타보았을 택시. 누군가는 그들을 ‘시민의 발’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그들을 ‘여론의 핵’이라 부른다. 즉 사람들은 택시와 함께 움직이고, 택시는 사람들의 속내를 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7만대의 서울 택시들. 스크린이 그 7만대의 문을 열었다. 하루 평균 손님 25명, 촬영기간 365일. 영화 <택시 블루스>는 그렇게 약 6억의 삶을 관통한다.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가 그것을 통해 내가 경험하지 못 한 혹은 깨닫지 못 한 삶의 지평을 열기 때문이라면, 그리고 세상이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가 오늘을 알고, 삶의 이면을 느끼고, 마침내 다른 내일을 열기 위해서라면 영화 <택시 블루스>는 우리가 그리고 세상이 반드시 선택해야 할 영화다.
2. 열정의 엑셀을 밟다!
진심의 감독, 진실의 감동
한 평도 채 안되는 공간에서 난 오늘도 승객들의 냄새에 젖는다
소주와 니코틴이 섞인 냄새 ….
승객에게 뒤통수를 보이고 있어서 일까?
나의 후각은 날이 갈수록 예민해진다.
밤이 깊어 갈수록 냄새는 내 몸과 시트, 문손잡이에 진하게 베어난다.
-<택시 블루스> 中 -
영화 <택시 블루스>의 시작은 영화에 대한 사랑과 가난이었다. 근무가 하루 단위이고, 언제나 기사가 부족해서 별다른 기술없이 취업이 쉬웠기에 택시 운전은 영화와 병행할 수 있는 적절한 아르바이트였다. 그래서 돈이 없었지만, 영화를 포기할 수는 더더욱 없었던 최하동하 감독은 택시 운전사로서 핸들을 잡았다.
한 평 남직한 공간에 종일 갇혀 승객들이 뿜어내는 수많은 냄새에 젖고 친구라고는 라디오 뿐인 고단한 일. 그러나 택시에 타는 손님들과 창 밖 도시의 모습이 다큐멘터리 감독인 그에게 남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택시라는 새로운 렌즈로 서울과 서울의 사람들 그리고 택시기사인 최하동하 그 자신을 찍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운전을 하며 영화 찍기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우선, 다양한 화각으로 승객들을 촬영하기 위해 5대의 카메라를 택시 안에 설치했다. 조명 역시 택시 천정을 들어내고 차량용 실내 조명을 5군데 설치함으로써 어두운 실내를 촬영장으로 변신시켰다. 사운드는 운전석 근처 천정과 가운데 쪽 천정에 각각 구멍을 뚫어 마이크를 한 대씩 설치했다. 설치한 마이크는 각각 트렁크에 넣어둔 믹서기로 연결됐고, 그 믹서기에서 다시 운전석 쪽으로 선을 끌어당겨 녹음을 했다. 택시는 회사의 소유였기에 출근하는 길에 2시간 남짓 위의 모든 것을 차량에 세팅하고 이후 퇴근할 때 다시 모두 철거해야 했다. 고된 하루 일과의 연속이었다.
수없이 택시 안 카메라를 뜯어내고 설치하기를 반복하며, 육체적 피로함과 쉬고 싶다는 욕구를 누르며 노동과 창작을 병행,최하동하 감독은 3년에 걸처 <택시 블루스>를 집요한 열정으로 완성한다. 당신을 사로잡을 이 영화의 힘은 삶의 진실이다. 그리고 그 진실 뒤에 영화를 삶만큼 사랑한 감독의 진심이 있다.
3. 브레이크가 없는 찬사!
세계 영화제의 열렬한 갈채 <택시 블루스>
★★★★★
제21회 프리부르국제영화제 (2007, 스위스)
제6회 인디다큐페스티벌 국내신작전 부문 (2006)
제3회 시라큐스국제영화제 최우수아시아영화상 (2006, 미국)
제31회 서울독립영화제 (2005)
제2회 CJ 아시아인디영화제 (2005)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 (2005)
세상과 소통하는 영화의 힘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영화 <택시 블루스>는 국내외 영화제로부터 열렬한 사랑의보답을 받았다. 제 1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분(2005) 초청된 것은 물론, 인디다큐페스티벌(2006), 서울독립영화제(2005), CJ아시아인디영화제(2005) 등 한국의 독립영화제들이 <택시 블루스>를 사랑해 마지 않았다. 아시아, 남미, 중동 등 제 3세계 영화를 주로 소개하는 스위스의 프리부르국제영화제(2007)에서는 ‘도시와 사람’에 대한 탁월한 포착으로 주목 받았고, 새로운 시선을 가진 영화 발굴 앞장서고 있는 뉴욕시라큐스영화제에서는 최우수아시아영화상을 수상했다.